[프로농구] 맥클래리 "코트 다시 접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돌아온 외국인 선수' 아티머스 맥클래리(오리온스.1m91㎝.사진)가 전성기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맥클래리는 2000~2001년 시즌 프로농구 삼성의 정규리그.플레이오프 통합 우승을 이끌어냈으며 최고 외국인상.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를 함께 거머쥐었던 선수. 하지만 2001~2002 시즌에는 무릎 부상으로 한국을 떠나야 했다.

서울을 떠난 지 만 2년 만인 지난달 맥클레리는 대구 오리온스와 계약,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기량 미달 판정을 받아 퇴출된 포워드 아이작 스펜서를 대신하는 자리였다. 맥클래리는 그러나 옛날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10일까지는 평균 득점 19.8점, 리바운드 7.6개, 어시스트 2.6개로 퇴출된 스펜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활약이었다.

오히려 그가 오리온스에 들어온 뒤 팀의 밸런스가 무너져 전력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까지 들어야 했다.

주변의 비난을 의식했음일까. 맥클래리는 11일 KCC와의 홈경기에서 이 같은 우려를 완전히 불식했다. 3점슛 두개를 포함, 팀내 최다 득점인 29점을 넣었고 리바운드 8개, 어시스트 4개, 블록슛 2개도 보태면서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는 경기 시작 3분이 경과할 때까지 오리온스가 한점도 넣지 못하고 0-8로 밀리고 있을 때 3점슛-2점슛-3점슛을 연이어 터뜨려 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외국인 동료 바비 레이저는 맥클래리의 활약을 바로 이어받아 2점슛-3점슛을 터뜨려 순식간에 13-13 동점을 만들었다.

맥클래리는 1m91㎝의 비교적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탄력을 바탕으로 KCC의 정통센터 R F 바셋(2m2㎝)과 올 시즌 득점 1위(평균 득점 26.79)를 달리는 찰스 민렌드(1m95㎝)의 슛을 블록, 대구팬들을 열광시켰다.

오리온스 김진 감독은 "내가 요구한 대로 아주 잘해줬다. 자신이 팀내에서 할 일이 무엇인지 아는 선수인 만큼 앞으로도 제 몫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