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신탕 풍속을 비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프랑스의 영화배우이자 동물보호 운동가인 브리지트 바르도(69)가 이번에는 이슬람교 종교행사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에서 양과 염소를 도살하는 방법을 문제삼고 나섰다.
바르도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이슬람 신앙위원회(CFCM)의 지도자 다릴 부바쾨르를 만나 "희생제 기간에 도살되는 동물의 경우 도살에 앞서 전기마취로 기절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바르도는 "아브라함의 시대에는 전기마취란 게 없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과학 발전에 따라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슬람교에서는 자신의 아들을 기꺼이 신에게 바치려 했던 아브라함을 기리기 위해 매년 희생제를 개최하며, 이 기간에 전세계적으로 수십만마리의 동물이 제물로 희생된다.
1960~70년대 'B.B.'라는 애칭과 함께 '섹스의 심벌'로 은막을 누볐던 바르도는 나이가 들면서 동물보호 운동가로 변신해 세계 곳곳을 무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아프리카 코끼리와 코뿔소 보호운동, 버려진 개.고양이 입양운동, 모피 안 입기 운동, 철새 도래지에서의 사냥금지 캠페인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지난달에는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최근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아시아 각국에서 도살되고 있는 닭과 오리들을 고통없이 죽이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동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