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에서>代案경연장된 교통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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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5일 열린 국회 교통위의 교통부에 대한 감사는 마치 의원들의「대안 경연장」을 방불케 했다.여야의원들은 교통문제가 일반 국민들에게 미치는 민감성을 반영하듯 각종 이색 아이디어와 문제제기등으로 감사장에 나온 교통부 관계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먼저 민주당의 한화갑(韓和甲.신안)의원이 불을 댕겼다.
韓의원은 최근 발생한 온보현(溫保鉉)사건을 예로 들며 늘어가는 택시범죄속에서 연약한 여성과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여성전용택시」를 창설할 것을 주장했다.서울을 비롯한 6대도시에 기존택시의 15% 범위내에서 여성운전사가 운행하는 전용택시를 지정.운용하자는 것이다.
韓의원은 자세한 시행방안과 장.단점 비교까지 마친 보충자료까지 교통부에 건네 결국 오명(吳明)장관으로부터『적극 추진해보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교통부차관 출신인 민자당 유흥수(柳興洙.부산남을)의원은 외국 조사자료를 인용하며 대도 시에「신도시철도」 도입방안을 제시했다.
『캐나다 토론토의 순환교통수단,일본 지바의 간선 대중교통수단등 지역 교통여건에 맞춰 운행유형별로 운용되는 신교통수단을 우리도 한번 도입해보자』는 제의였다.柳의원은 또 수도권 교통체증해소를 위해「복층고가도로의 설치」도 아이디어로 내 놓았다.민자당 남재두(南在斗.대전동갑)의원도 거들었다.南의원은 늘어가는 항공사고에 대비해 사고원인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예방대책을 수립하는「항공사고 조사반」을 신설하자고 했다.
『미국은 대통령직속기구로,일본.영국은 교통부장관 직속으로 독립사고조사위원회가 설치돼 있는데 항공사고가 점차 늘고 있는 우리도 별도의 조사기구를 둬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南의원의 주장이었다.
민주당의 동교동계 무신(武臣)출신으로 국회 교통위원들중 수감기관을 쩔쩔매게하는 독설을 퍼붓기로 유명한 이윤수(李允洙.성남수정)의원은 다른 의원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사안을 들고 나왔다.바로 교통사고로 부모가 사망했거나 중상을 입어 실질적인 보호자가 없는 어린이들인「교통미아」문제였다.
李의원은『늘어가는 교통사고속에 20만명의 교통미아가 발생하고있다』며 이들이 쓴 일기를 제시해 국감장을 숙연하게 했다.
이날 국감장을 나오던 한 교통부 직원은 동료직원에게『잘못하면밥숟가락 놓게 생겼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소곤댔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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