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시위 아세안은 외면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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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연례 정상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10개국 정상은 19일로 예정됐던 이브라임 감바리 유엔 특사의 연설을 갑자기 취소했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감바리 특사가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최근 미얀마 정정과 민주화 문제에 대한 연설을 하기로 했으나 이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회원국별로 감바리 특사를 만나 최근 미얀마 정정에 대한 보고를 받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아세안 지도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9월 미얀마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을 규탄하고 민주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테인 세인 미얀마 총리는 아세안은 국제 현안에 대해 전원일치제를 채택하고 내정 불간섭 전통을 지켰다는 점을 강조하며 성명서 채택에 강력 반발해 왔다.

미얀마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큰 인도네시아 등 일부 회원국도 미얀마 비난 성명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감바리 특사는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대한 군부의 유혈 진압 이후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미얀마를 방문, 군정 지도자들과 민주화 문제를 논의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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