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생가는 재물 쌓이는 명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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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이병철 삼성회장의 생가가 19일부터 일반인에게 전면 개방됐다. 이중구 삼성테크윈 사장과 한용외 삼성사회봉사단 사장 등 삼성 관계자, 김채용 의령군수를 비롯한 주민들이 생가를 둘러보고 있다. [의령=송봉근 기자]

고 이병철 삼성 회장 타계 20주기를 맞아 경남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이 회장 생가가 완전 개방됐다.

 19일 오전11시 생가 앞 마을 주차장에서는 삼성테크윈 이중구 사장, 삼성사회봉사단 한용외 사장, 제일모직 하동욱 부사장 등 삼성그룹 관계자들과 김채용 의령군수를 비롯한 1000여 명의 군민이 참석한 가운데 개방행사가 열렸다. 개방된 호암생가는 부지 1907㎡에 안채(52㎡),사랑채(46㎡),대문채(22㎡),광(62㎡)으로 이뤄진 전통 한옥이다.

지금까지 안채와 사랑채의 방과 광은 비어 있었으나 이번에 옛 가구와 농기구를 넣어 실제 사람이 사는 것처럼 꾸며 공개했다. 마당에 깔려있던 잔디를 걷어내고 한옥 마당에 어울리도록 마사토를 깔았다. 생가보수는 호암재단이 맡았고 의령군은 주차장를 만들고 진입 도로를 포장했다.

 이 가옥은 1851년 호암의 조부가 지은 것으로 호암이 유년시절과 결혼하여 분가하기 전까지 살았다. 토담으로 둘러싸인 남서향의 생가는 그동안 몇차례의 증·개축을 거쳤다. 2004년에는 태풍 매미로 훼손된 안채와 사랑채 기와를 보수했었다.

 남기청(58) 호암생가 개방추진위원장은 “지금까지 생가 훼손 등이 우려돼 관리인의 안내로 일부를 한시적으로 개방했었다”며 “그러나 부자의 ‘기’(氣)를 받자는 등의 이유로 신청자가 많아져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완전 개방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생가 안내판에는 생가에 대해 ‘곡식을 쌓아 놓은 것 같은 형상의 산기운이 산자락 끝에 자리잡은 생가에 혈(穴)이 되어 모이고 남강물이 생가를 돌아보며 천천히 흐르는 역수(逆水)를 이루고 있어 재물이 쌓일수밖에 없는 명당”이라고 적혀있다.

의령=김상진 기자 ,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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