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진출 적극모색-민간기업중심 투자조사단 訪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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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정부가 남북경협(南北經協)을 북핵문제와 연계시키고 있는 가운데 독일(獨逸)과 유럽공동체(EU)민간기업들은 투자조사단을 북한(北韓)에 파견하거나 파견계획을 수립하는 등 북한투자를 적극모색하고 있다.
서울에 주재하는 한 서방외교소식통은 최근『독일의 민간기업협의체인 동아시아협회(OAV)대표 10명이 17일 북한대외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 金正宇)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며『이들은 나진(羅津)-선봉(先鋒)자유경제무역지대 의 투자여건을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함부르크에 본부를 둔 OAV는 통일직전인 89년에도 10개 대기업을 중심으로 평양(平壤)사무소 개설을 시도한 바 있다. 한독(韓獨)상공회의소의 한 고위 관계자는『우리의 관심은정치가 아니라 경제』라고 전제,『북한이 외환지불능력을 확보하고경제논리에 순응한다면 북한핵문제 해결여부와 관계없이 북한투자를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최근 북한과 독일기업간에 화력발전소 건설계획이 논의됐으나 북한의 지불능력이 문제돼 무산됐다』면서『현재 독일의 KHD社와 북한간에 시멘트 공장건설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한유럽연합 상공회의소도 이와는 별도로 11일 서울에서 나진-선봉지역에 대한 공개세미나를 가졌으며 이어 올해안에 북한에 투자조사단을 파견키로 했다.
〈관계기사 26面〉 이번 세미나를 주관하고 있는 상공회의소의장 자크 그로아 이사는『유럽공동체 회원사의 북한관심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며『가능한한 빠른 시간안에 투자조사단을 북한에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럽공동체 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행한 뉴스레터에 따르면 회원가운데 1백20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북한투자사절단 참여를 희망한 회원은 무려 94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럽공동체 상공회의소측은 회원의 대부분이 한국현지법인 소속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들의 북한주민 접촉이 한국정부의승인사항인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통일원측에 요청해놓고 있다.
유럽공동체 상공회의소가 회원사에 보낸 세미나 초청장은『지난 10년간 세계기업의 주목을 받아온 극동지역이 생산비상승으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돼 왔다』고 지적하고『이제 다국적 기업들은 생산비를 절감할 새로운 시장개척이 당면과제가 됐으 며 북한은 바로 그런 점에서 극동의 새로운 프런티어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金成進외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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