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얼굴>황영조 마라톤 완주후 체중 2KG 줄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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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황영조(黃永祚.코오롱)의 히로시마월계관은 상처뿐인 영광이다.
마라톤은 그만큼 감내하기 힘든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이다.오죽했으면 그가 92바르셀로나올림픽을 제패한뒤 『차라리 마주오는 자동차에 뛰어들고 싶었다』고 실토했으랴.
뛰어보지 않은 사람이면 알 수 없다는 마라톤의 고통.그러나 간접적으로나마 그 고통을 헤아려볼 수 있는 데이터는 있다.우선그의 몸무게는 출발선에서 골인선까지 뛰는 불과 2시간여 동안 2㎏이상 줄어든다.
또 스포츠과학자들에 따르면 마라토너가 42.195㎞를 완주하는 동안 한발한발 내디딜 때마다 몸무게의 2.72배의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黃의 경우 레이스도중 평균몸무게는 55㎏,평균걸음수는 3만보.따라서 약44만8천8백㎏,즉 4백4 8여t의 충격을 견뎌낸 셈이다.최대산소섭취능력은 가급적 산소를 많이 섭취해야 피로가 덜 쌓이기 때문에 마라토너의 자질을 가늠하는 가장중요한 지표중 하나다.
黃은 1분 숨쉬는 동안 몸무게 1㎏에 82.5㎖의 산소를 들이마신다.그는 이번 레이스에서 55㎏×82.5㎖×약1백28분,즉 58만8백㎖의 산소를 들이마셨다.건강한 20대 남자들이 보통 45㎖안팎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그는 가위「 산소흡입기」라고 할 정도로 타고난 고통완화능력의 소유자인 셈이다.
[히로시마=鄭泰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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