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 '꿈나무 공부방'에 온정의 단비…후원금 이틀 만에 600만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9면

완전 철거를 앞둔 서울 신림7동 난곡 재개발 지역의 허름한 가건물이 모처럼 훈훈해졌다.

이전 비용이 없어 철거촌을 떠나지 못하는 있는 '꿈나무 공부방'의 사연이 소개된 이후 각계에서 온정의 손질이 이어지고 있다(본지 2월 9일자 9면).

13년 동안 이 공부방을 이끌어온 자원봉사 교사 최보경(42)씨는 11일 "많은 분이 '금액이 적어 쑥스럽다'며 계좌번호만 묻고는 서둘러 전화를 끊는다"며 "이름 대신 '파이팅'이라고 적어 보낸 1만원에 눈물이 핑 돌았다"고 말했다.

서울 청담동에서 일식집을 하는 임경만(49)씨는 "결식아동들이 40명이 넘는다는 데 가슴이 아팠다"며 "한달에 한번만이라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튀김.초밥.우동을 맘껏 먹도록 식당에 초대하겠다"고 나섰다.

가수 장필순씨 등이 무료로 출연하는 '이전비용 마련 음악회'(21일)에 대한 문의도 부쩍 늘었다. 기사를 보고 입장권 두 장을 구입했다는 방모(42.여.서울 공릉동)씨는 "좋은 일을 한다는 공부방도 돕고 싶고, 아이들의 노래하는 모습도 궁금해 표를 샀다"며 "음악회가 기다려진다"고 했다.

공부방 후원 계좌에는 후원금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6년 동안 소외지역의 공부방들을 후원해 온 LG복지재단은 이전비용으로 5백만원을 쾌척했다. 인천의 한 주부모임은 "학부모들로서 가슴이 찡했다"며 회비로 모은 20만원을 보내왔다. 계좌에는 11일 현재 6백여만원이 답지했다.

임미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