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사장님>춤추는 춘천닭갈비 체인점배은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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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닭갈비」란 전통음식을 젊은층이 좋아할까 무척 걱정했는데 생각보다는 반응이 좋아요.』 서울 강남역(지하철) 부근에서 「춤추는 춘천닭갈비」체인점 서초점을 운영하고 있는 배은미씨(39). 9살,6살된 지영과 혜준 두 딸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이던배씨가 조그마한 닭갈비 체인점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5월.
결혼과 함께 남편 뒷바라지와 집안일밖에 모르던 배씨는 아이들이 성장,국민학교와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서부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배씨는 먼저 아침.저녁 정기적으로 출.퇴근하는 직업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업거리를 찾았으나 일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고민하던 배씨는 고충을 남편에게 털어놓았다.경제학박사로 모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남편은 체면 때문에 선뜻 찬성하지 않았으나배씨가 뜻을 굽히지 않자 기왕 할거라면 어느 정도 자금을 대줄테니 아예 조그마한 사업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고 오히려 적극 권유하고 나섰다.
단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계속 충실히 수행한다는 조건을달면서. 남은 것은 어떤 사업을 하느냐하는 문제였다.배씨는 이역시 남편의 도움을 얻어 「닭갈비」체인점을 하기로 정했다.사업전망은 불투명했으나 남편과의 연애시절 가끔 먹던 매콤한 닭갈비맛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배씨의 서초점은 40여평 규모로 다소 큰 편이다.
이 점포를 꾸미는 데 든 비용은 점포임대료 1억원,인테리어및집기시설비 5천5백만원,본사가맹비 3백만원 등을 합쳐 모두 1억6천여만원이 들었다.
예상외로 많은 금액이었다.
점포임대료가 다소 싼 곳에 점포를 열려고 했으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점포가 수익성이 좋다는 본사의 권고로 다소 무리를하기로 했다.
총비용중 1억원은 결혼후 씀씀이를 줄여 모은 돈으로 충당했으며 모자라는 부분은 은행융자를 받고 친척들에게 빌려 해결했다.
영업 5개월째에 접어든 서초점의 하루평균 매출액은 80~1백만원. 본사에 내는 식자재 대금과 본사가 파견한 주방장및 주방보조원.주방아줌마.아르바이트 학생등 인건비,점포월세 등을 제하면 월평균 순이익은 5백만원선이라고 귀띔했다.
배씨는 『몇해전 주택가나 사무실 근처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치킨체인점들이 업소간의 과당경쟁과 본사의 부실로 하나 둘씩 망해 이제는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면서 『닭갈비체인점도 한 때 유행을 탄 반짝장사로 끝날 소지가 없지않 은만큼 체인점영업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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