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해월 최시형家의 사람들"崔楨幹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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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동학 2대교주 해월(海月) 최시형(崔時亨)의 행적과 가족사를묶은 책.해월의 증손자인 최정간(崔楨幹.39.도예가)씨가 지난10여년간 모은 자료와 증언들을 동학1백주년을 맞아 책으로 묶었다. 최시형은 거의 모든 동학연구서들이 무장 투쟁을 주도한 남접의 전봉준에 초점을 맞춰온 관계로 역사적 조명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인물.뿐만아니라 일부 동학관계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최시형의 북접이 전봉준의 무장투쟁 노선에 걸림돌이 된 보수반동집단으로 매도되기까지 했다.
저자 최씨는 최시형의 지하동학조직운동 관련자료등을 이책에 공개하면서 이같은 오류를 반박하고 있다.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최시형의 두 아들 동희.동호의 행적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다.최씨에 따르면 동희는 아버지의 사상을 항일민족운동 으로 승화시켜20년대 만주와 원동벌에서 고려혁명당을 조직,무장항일운동을 전개하다가 젊은 나이로 타계한 비운의 혁명가다.그의 동생 동호는국내에서 형을 도와 군자금을 모금하는등 항일운동에 몸바쳤다.최씨는 이밖에 최시형 집안과 동학의 교조(敎祖)인 수운 최제우와의 관계,최시형이 동학을 포교하는 과정,전봉준과의 일화등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가지 비화들을 소개하고 있다.이 책은 동학이 정치적인 면만 부각돼온 시점에서 종교지도자인 최시형을 재조명하고 있어 동학의 균형 잡힌 평가를 위한 계기를 제공할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웅진출판.3백11쪽.6천원) 〈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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