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번역으로 인문학 본산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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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박석무(65·사진) 단국대 이사장이 한국고전번역원(이하 번역원) 초대 원장에 임명됐다. 15일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임명장을 받은 그는 “번역원 이사진 선임과 설립 등기 작업을 먼저 해야 하기때문에 11월 말이나 돼야 출범식과 취임식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번역원은 지난 42년간 우리 고전의 한글 번역 사업을 중추적으로 담당해온 민족문화추진회(이하 민추)의 업무·재산·인력을 공식 승계한다. 민추의 해체와 번역원 신설에 관련된 내용을 담은 ‘한국고전번역원법안’이 올해 7월 국회를 통과했다. 사무실은 서울 구기동 민추 건물을 그대로 쓴다.

 민추는 민간법인이었지만, 번역원은 교육인적자원부 출연기관으로 위상이 강화됐다. 박 원장은 “번역 사업을 국가차원의 종합계획 하에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명실공히 국민 속에 자리잡는 고전번역 중심기관이자 인문학의 본산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민추는 1년 단위의 정부보조금을 받아 운영해야 했기 때문에 장기 계획을 못세운다는 불만이 쌓여 왔다.

 박 원장은 “상세한 주석이 붙는 ‘전문가용’번역서와 내용 전달에 중점을 두는 ‘일반대중용’ 번역서를 함께 펴내 국민 모두와 소통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며, 이를 또 영어 등으로 재번역해 세계화하는 일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제13·14대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번역원 설립추진위원장을 맡아 왔다. 다산 정약용의 저작을 직접 번역해 낸 바 있고, 다산연구소 이사장을 지내며 다산학 대중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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