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리포트] 떫은 감, 사과와 함께 두면 홍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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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가을이 깊어가면서 주홍빛 홍시가 제 맛이다. 홍시는 연시라고 하는데, 떫은 감이 자연 상태에서 스스로 익은 것이다. 에틸렌 가스 등으로 인위적으로 익힌 감도 있는데 이는 ‘약시’라고 한다. 홍시와 약시는 맛과 영양에서 별 차이는 없다. 감은 비타민C와 타닌 성분이 많다. 타닌 성분은 장의 점막을 수축시켜 설사를 멎게 한다. 또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 동맥경화와 고혈압에 좋다고 한다.

떫은 감의 대표적 품종으로 청도반시·갑주백목(대봉·사진)·둥시가 있다. 반시(槃枾)는 쟁반처럼 둥글고 편평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경북 청도군에서 많이 생산·보급되면서 청도반시가 반시의 대표적 품종이 됐다. 하나의 무게가 200g 정도며 당도가 20브릭스에 달할 정도로 단맛이 강하다. 씨가 없는 게 특징. 갑주백목은 한 개의 무게가 250g으로 반시보다 크다. 당도도 22브릭스로 더 높다. 반시가 둥글지만 편평한 편인데 비해 갑주백목은 끝이 뾰족하다. 둥시는 ‘둥글다’는 말과 감나무 시(枾)의 합성어. 경북 상주와 충북 영동 등지에서 주로 재배되며 곶감용으로 쓰인다.

요즘 서울 가락시장에서 떫은 감은 하루 평균 150~200t 거래된다. 올해 작황이 좋아 값이 다소 싸졌다. 대봉감은 15㎏ 상자 상급품이 2만5000원선, 청도반시는 10㎏에 1만1500원선.

자연 감은 수확 후 3주가량 지나면 홍시로 먹을 수 있다. 감을 자연스럽고 빠르게 익히려면 사과를 이용하는 게 좋다. 감 상자 안에 사과를 몇 개 넣어 두면 사과에서 나오는 에틸렌 가스가 감을 익힌다. 10㎏ 떫은 감 상자 안에 사과를 5개 넣으면 대략 열흘 후 감이 익는다. 홍시를 얼려 두면 여름철 별미가 된다.

박종락·서울시농수산물공사 조사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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