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달라졌다>국산품애용 옛말 本紙,30대주부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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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30대 젊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소비행태에 변혁이 일어나고있다. 이들은「품질만 좋다면」거리낌없이 외제(外製)를 구입하고 있다.무조건 국산품을 사달라는 말은 더이상 먹혀들지않게 됐다.
「자신을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개인적인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들이다.주부들의 알뜰살림 덕분에 지난 30여년동안 30%정도의 저축률을 유지,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밑걸음이돼왔던 것과는 달리「내일을 위한 근검절약」보다는 「오늘을 즐기기 위한 소비」가 일반적인 분위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시중의 값싼 물건보다는 이른바 브랜드 제품을 즐겨찾고,품질보다는 디자인을 먼저 따지는 현상도 두드러지고있다.
이는 中央日報 시장조사팀이 서울거주 30대 주부 5백명(이중1백명은 압구정동 거주)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행태조사에서 나타난 것이다.
조사결과 이들중 69.5%는「품질만 좋다면 외제라도 좋다」고응답했다.또 75.5%가 브랜드제품을 선호하고 품질보다 디자인을 꼽는 사람도 절반이 넘는 59.3%에 달했다.
자신들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응답도 85.1%나 됐 다.계획적인 구매활동을 위해 가급적 세일때를 기다리고 품질과 가격비교를 위해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 TV.신문등의 제품광고에서 정보를 얻을 뿐아니라(67.0%)주위사람들로부터도 다양한 정보를 입수(57.0%)하는등 정보지향적 성격이 강하다.
〈그림1 참조〉 부유층이 많이 사는 압구정동이 다른 지역보다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긴하나〈그림2〉에서 보듯 서울의 일반적인주부들의 소비행태도 크게 다를 바 없다.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최근 30대 주부의 소비행태는 빈부의 격차를 넘어선 보편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결과 광고.유통업계에 유행하고 있는 신조어(新造語)미시(MISSY:결혼을 했으면서도 미혼때와 같은 행동양태를 보이는 여성)족은 우리 사회의 별종(別種)으로 따로 존재하는 게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국내 소비를 이끌어나가 는 이들 30대 주부의 소비행태가 달라진만큼 기업경영이나 정부의 경제정책도획기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것이 이번 조사의 결론이다.
〈金杏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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