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결산>아마공룡 현대 출현새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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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프로야구가 전환기에 섰다.
13년째를 맞은 한국 프로야구는 아마야구 현대건설의 출범과 지난달 27일 KBO(한국야구위원회)이사회에서 외국인선수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함에 따라 96년부터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공룡의 걸음마」로 표현되는 현대건설의 출범은 기존 프로야구단에 일대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현대는 기존 프로구단들이 지난12년간 뚜렷한 육성대책없이 「곶감 빼먹듯」내버려둔 아마야구의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거금을 들여 대졸우수선 수들을 싹쓸이 스카우트했다.
기존 8개구단이 최근 수년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던 외국선수 수입의 문을 열기로 결정한 것도 현대가 우수선수들을 독점함에 따라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이다.외국인 선수가 수입되면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게됨은 물론 프로야 구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온 팀간 전력평준화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선수와 고졸선수의 스카우트 중요성이 커짐에따라 각 구단은 투자의 당위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올시즌 LG와 태평양이 입증한 것처럼 「투자는 곧 성적에 비례한다」는 등식은앞으로 프로야구를 이끌어갈 명제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대건설의 출현은 프로야구계에 긍정적인 경각심을불러일으켰다고 할 수 있다.
현대의 궁극적인 목표가 프로화라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처럼 「후발주자에 의한 양대리그의 출범」도 기대할 수있다. 미국은 1876년 내셔널리그가 생긴뒤 1900년 아메리칸리그가 출범해 3년간 따로 경기를 갖다 1903년 월드시리즈가 생기면서 지금의 경기제도를 확립했다.일본의 경우에도 1936년 단일리그로 출발한뒤 1950년부터 현재와 같이 1 2개팀이 양대리그로 나뉘어 경기를 벌이기 시작했다.
미국이 24년,일본이 14년만에 양대리그를 출범시킨 것을 감안하면 우리도 이제 「때가 됐다」고 할 수 있다.현대와 다른 「제10구단」이 창단돼 양대리그를 벌인다면 지금의 「4강제도」가 갖는 맹점을 보완해 진정한 승자를 가리는 한국 시리즈를 벌일 수 있다는 것도 양대리그가 갖는 또하나의 매력이다.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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