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올림푸스, 일본선 의료기로 더 유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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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카메라 얘기는 그만합시다. 앞으론 의료 사업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방일석(44·사진) 올림푸스한국 사장은 의료기기에 마음이 온통 가 있는 듯했다. 본사인 일본 올림푸스그룹은 원래 광학기기 전문 기업이다. 일본에선 카메라렌즈뿐 아니라 내시경 같은 의료기기를 만드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워낙 디지털 카메라의 명성이 높아 의료기기 부문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올림푸스카메라는 2003년 전지현을 내세운 광고 ‘마이 디지털 스토리’로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일본에서도 거둔 적이 없는 시장 1위 실적이었다. 그러나 방 사장은 “이 광고 이후 소비자들이 올림푸스 하면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만 떠올리더라”며 “지금은 이미지 변신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찾은 방법 중의 하나가 내시경의 시장점유율을 높여 광학 전문업체로 입지를 탄탄히 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2004년 의료사업부를 출범했다. 매출도 2년 만에 세 배로 늘어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90억원으로 2005년(350억원)보다 40% 이상 성장했다. 올해엔 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대형 병원 내시경 시장의 90% 정도를 올림푸스가 차지하고 있다”며 “매년 국내 유명 의사를 선정해 해외연수를 보내는 등 마케팅을 강화한 결과”라고 말했다.

자체적 의료기기 개발도 한다. 지난달에는 자회사 ㈜ODNK를 통해 최첨단 의료용 모니터 ‘뷰’를 출시했다. 이는 일본의 광학기술과 국내 IT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방 사장은 “수출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 본사의 하드웨어를 한국 상황에 맞게 접목,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진정한 의미의 현지화”라고 강조했다.

방 사장은 중앙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에서 일본 주재원을 지냈으며, 2000년 올림푸스한국 설립 당시부터 이 회사 CEO를 맡고 있다.

박미숙 이코노미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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