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시골 면장에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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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인간이나 동물은 공통적으로 귀소(歸巢)본능을 갖고 있다.귀소본능은 사람이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낸 고향을 그리워하며 나이가들면 돌아가고 싶게 만든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고향에 대한 애착은 각별하다.
외국인들은 명절 때마다 귀성전쟁을 치르면서도 고향을 오가는 한국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향은 우리민족을 통합시키는 튼튼한 뿌리다.
최근 나는 내가 태어나 소년시절을 보냈고 얼마전까지 어머님이생존해 계셨던 고향에 명예면장으로 위촉되었다.
군수가 주는 위촉장을 받는 자리에는 각급 기관장.이장과 국민학교 동기동창까지 초대되어 면행사치고는 화려한 행사가 되었다.
나 는 그 자리에서『앞으로 고향에 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달라는 부탁으로 알고 더욱 노력하겠다』는 인사말과 앞으로 나는 우리 면을 위해 개인자격으로 봉사함은 물론 회사와도 연계해필요한 제반 정보를 제공하고 생산되는 특용작물을 팔 아 주는 일 등을 통해 낙후된 고향의 소득증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것도다짐했다.
나는 오래전부터 적당한 시기에 30여년간 근무한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에서 봉사하는 민선면장이 되는 꿈을 갖고 있었다.현행지방자치법이 민선면장을 허용하지 않아 그 꿈이 깨졌으나 명예면장이 됨으로써 현직 면장을 도와 본격적인 지방화 시대에 고향일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 1만명이던 면인구는 반 이하로 줄고 2개였던 국민학교는한학년이 30명 정도인 선진국형(?)학교로 통합되었다.날로 비대해지는 대도시와 상대적으로 왜소해져 가는 농촌의 단면을 보는것이 안타깝다.
내년 6월 자치단체장 선거를 계기로 본격적인 지방화시대가 열린다.『행정은 서비스 산업』이라 외치는 일본 이즈모市의 이와쿠니 시장같이 고향을 재건하는데 자기를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이 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되어야 한다.민선면장의 꿈 대신 이뤄진 명예면장의 역할을 생각하면서 이 시대 경영인의 책임이 더욱 막중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다짐해본다.
〈한양유통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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