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블랙 먼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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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상하이종합지수는 127.81포인트(2.4%) 내린 5187.73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5954.77)과 비교하면 9%나 떨어졌다. 일본·대만·홍콩 증시도 3% 넘게 하락했다.

아시아 증시는 3대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하루 종일 맥을 추지 못했다. 미국에선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서브프라임 부실 파문이 재연됨에 따라 지난 주말 다우존스 지수가 크게 밀렸다. 중국도 지난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사상 최고치로 올린 데 이어 중국 당국이 추가 긴축에 나설 것이란 관측으로 불안감이 가중됐다. 일본에선 엔캐리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기법)가 청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인 109.85엔까지 떨어졌다.

투자 리서치 회사인 디시전이코노믹스의 앨런 시나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산 가격 하락에다 소비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는 현상은 증시가 약세장으로 진입하는 전조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손실을 본 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제한하면서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며 “여기에다 미국 주택가격의 하락이 소비 심리마저 냉각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은 증시 급락에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9일 기준 국내외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전날보다 9190억원 늘어난 100조32억원으로 집계됐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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