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선진국 경기회복과 자금시장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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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제통화기금(IMF)은「이제 세계경제의 침체기는 끝났다」고 29일 선언했다.이에따라 국제자금시장이나 원자재시장도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국경없는 지구촌경제」라는 표현이 등장한 후로 선진국이나 개도국 할 것없이 경쟁력확보에 미래의 생존을 걸고있다.여기에 새롭게 시장경제에 편입된 구(舊)공산권도 가세,바야흐로 전세계는 자금확보를 위한 소리없는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는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경쟁력을 증진시킬수 있는가.물론 구조조정과 제도개혁을 통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사회간접자본과 정보통신투자및 인력의 훈련비용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국제자금시장이 우리환경을 투자할만한 대상으로 여기게 만들어야 한다.
현재 세계각국은 경제전쟁의 시대에서 우위를 선점(先占)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국 정부는 사회간접자본에 투자되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보다 유리한 조건의 자금을 배분받으려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세계은행이 매년 한가지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94 세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개발도상국이 인프라스트럭처(사회기반시설)를 구축하기 위해 사용하는 돈은 연간 2천억달러로 추정된다. 또 오는 2000년까지 아시아 지역에서만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데 1조5천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관련,경제기획원 대외경제총괄과의 趙沅東과장은『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특히 이는 공공부문의 사업이기 때문에 세금만으로는 조달이 쉽지않다.필연적으로 외자(外資)를 도입할 경우가 많다.
다만 이 과정에서 최근에는 기업들을 통한 민간 상업차관의 유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당장은 국제시장의 자금공급여력이 있어 급격한 금리인상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주 뉴스위크誌는「세계는 자본전쟁시대」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다루면서『기본적으로 자본확보경쟁은 90년대의 일자리확보경쟁과 맥을 같이한다』며 그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국제경제부〉 뉴스위크의 분석에 따르면 선진국들이 막대한 재정적자를 안고 있으면서 저축률은 떨어지고 있으며,냉전체제 붕괴이후 구소련을 비롯한 구공산구너 국가들이 시장경제의 체제이행을 위해 막대한 국제지원자금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국제자금의 배분을 둘러싸고 국가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는 얘기다.
여기서 우리가 염두에 둬야할것은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구축과이를 취한 국제자금 조달이다. 한국을 추격해 오는 중국은 요즘사회간접자본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의 경쟁국인 대만.싱가포르등도 사회간접자본을 정비하고 미래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여념이 없다.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및태국등도 한국의 경제규모와 비교할때 상대적으로 대형 인프라 국축사업을 다각적으로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정준명 삼성경제 연구소 상무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구축을 지켜볼때 한국은 상대적으로 처지는 느낌이다. 앞으로 국제 자금은 투자가 용이하고 수익성이 높은 대상을 더욱 더 우선한다고 볼때 한국도 과감한 투자규제완화와 조건이 좋은 민간 상업차관의 과감한 허용.,그리고 대형 인프라 건설에 국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지역뿐아니라 선진국들도 인프라구축에 열심이다. 미국이 전지역을 컴퓨터망으로 연결하는 정보하이웨이 구축을 선언한지 1년이 지났고 뒤이어 유럽연합과 일본도 정보하이웨이를 구축하기위한 실무작업이 한창이다. 이런 흐름속에서 한국은 과연 얼마나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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