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타율.최다안타.도루.출루율 이종범 독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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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열두개 왕관의 주인이 가려졌다.
94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27일 OB-쌍방울 경기를 끝으로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영광의 상이 결정된 것이다.
유난히 뜨거웠던 폭염의 터널속에서 구리빛으로 그을린 자랑스런얼굴은 모두 8명.
먼저 해태 이종범(李鍾範)이 공격부문 4개타이틀을 혼자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李는 타율(0.393),최다안타(1백96개),도루(84개),출루율(0.452)4개부문에서 일찌감치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독무대를 형성해왔다.
특히 최다안타와 도루는 시즌최다기록을 갈아치운 것이어서 수상의 의미에 무게를 더했다.
李의 뒤를 이어 쌍방울 김기태(金杞泰)가 홈런(25개)과 장타율(0.590)2개부문 왕관을 손에 넣었다.金은 마지막까지 집요한 추격을 벌인 태평양 김경기(金敬起.23개)를 물리치며 좌타자로서는 최초로 타이틀을 획득했다.
광주일고 선후배사이인 김기태와 이종범의 틈바구니 속에서 지난해 신인왕 양준혁(梁埈赫.삼성)이 유일하게 타점부문(87점)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시즌 중반이후 김민호(金旻浩.롯데),김재현(金宰炫.LG),김기태등 가장 많은 후보들의 각축속에 당당히 따낸 타이틀이라 신인왕출신의 체면에도 손색이 없었다는 평가.
투수부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다승 2연패를 이룩한 조계현(趙啓顯.해태)이 돋보인다.
18승으로 LG 이상훈(李尙勳)에게 막판 추격을 허용,공동수상으로 결정됐고 승률왕까지 다 잡았다 놓쳐 아쉬움이 남지만 노장의 분발은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신흥투수왕국 태평양에서 명성에 걸맞게 정명원(鄭明源.구원)과김홍집(金弘集.승률 0.800)두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특히 鄭은 시즌 막판 부상으로 출전치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44세이브포인트라는 당분간 깨지기 힘들 대기록을 남겼다.
이밖에 차세대 한국야구의 젊은 어깨 정민철(鄭珉哲.한화)이 1백96개의 탈삼진을 기록,「K박사」로 등록하며 방어율타이틀까지 수상,2관왕이 됐다.
〈朴炅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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