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ce-당당하고 육감적 카리스마 '건강 섹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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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플래카드와 입장권에는 ‘비욘세 익스피리언스(The Beyonce Experience)’라고 쓰여 있었다. ‘비욘세의 모든 것을 경험하라’는 뜻이다. 정말 그랬다. ‘섹시 디바’ 비욘세 놀스(26)는 9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첫 내한공연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1만여 관객에게 선사했다. 여성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리드 보컬 비욘세부터 ‘리슨(Listen)’(영화 ‘드림걸즈’ OST)의 디바 비욘세까지 10년간 히스토리를 두 시간 동안 20여 곡의 노래에 실어 전달했다.

비욘세가 뿜어낸 파워와 카리스마는 공연장 온도를 3, 4도쯤 올려놓은 듯했다. 그는 예상대로 ‘크레이지 인 러브(Crazy In Love)’로 포문을 열었다. 반짝이는 은빛 롱 드레스는 노래 중간에 미니스커트로 바뀌었다. 우아와 섹시를 넘나드는 그의 매력을 극대화한 설정이었다.

그는 패션 아이콘답게 10여 벌의 옷을 바꿔 입고 무대에 올랐다. ‘베이비 보이(Baby Boy)’를 부를 때의 벨리댄서 의상 등은 육감적인 몸매에 걸맞은 ‘고혹’ 그 자체였다. 데스티니스 차일드 시절의 히트곡 메들리는 자신의 ‘뿌리’를 각인시키는, 그리고 관객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목이었다.

그가 여신 같은 모습으로 등장해 ‘리슨’을 부를 때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Me, Myself and I)’ 등의 발라드 곡으로 달궈진 그의 가창력은 이 노래에서 화산이 분출하듯 폭발했다. 소름이 돋을 정도의 파워풀한 가창력에 객석은 완벽하게 압도됐다. 노래는 영화 삽입곡이 아닌, 이 무대만을 위한 ‘리슨’이었다.

마지막 곡 ‘이리플레이서블(Irreplaceable)’에서 무대와 객석은 하나가 됐다. 비욘세는 객석의 합창을 유도하며, 흥을 돋웠다. 관객들은 노래를 합창하며, 열띤 호응으로 비욘세에게 환한 미소를 안겨줬다. 마지막 곡의 여운은 길게 남을 것 같다. 노래 제목처럼 비욘세의 매력과 존재감을 ‘대체할 만한 가수는 이 세상에 없을 것 같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비욘세는 10일 마지막 공연을 한 뒤 홍익대 인근 클럽 블루 스피릿에서 열리는 파티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11일 출국한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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