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지나친 차인표 우상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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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MBC미니시리즈『사랑을 그대 품안에』를 통해 일약 스타로 부상한 탤런트 차인표에 대해 시청자들은 과연 얼마나 궁금해할까.
고교시절 그가 어느 교실,몇번째 줄 책상에 앉았는지,생활태도는어땠는지,또 공부는 잘했는지 그토록 궁금해하고 있을까.
MBC-TV가『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에서 24일 특집「차인표스페셜」을 방송해 방송사의 지나친 우상만들기라는 비난을 사고있다. 제작팀의 설명에 따르면「차인표 스페셜」은 이제까지 브라운관에서 공개되지 않았던「최고 인기스타」 차인표에 대한 시청자의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마련됐다는 것.그러나 단지 시청자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 프로가 한시간동안「역사속의 인물」「집중탐구! 차인표를 벗긴다」「차인표 대변신」등 웃지못할 해프닝으로 일관했다.
「역사속의 인물」이란 코너는 1967년 10월14일 그의 출생일부터 1994년 9월24일까지의 시간을 돌아보며 그에게 일어났던 사건을 보여줬다.그의 실질적인 데뷔작이라고 볼 수 있는괴물로 분장한 모습부터 무명때 채시라와 함께 찍 은 뮤직비디오,처음 주인공으로 출연한『MBC베스트극장』의 하이라이트가 소개됐다.「궁금합니다」코너에선 극성팬들이 숙식까지 해가며 진을 치고 있는 차인표 집앞을 현장 스케치하고,리포터가 그가 졸업한 고교를 찾아가 교실.책상.생활기록부를 엿보고 고교 담임교사가 초대손님으로 출연한다.한편「집중탐구…」코너에선 차인표가 실업자시절 자주 간 곳은 어디인지,방안에 붙어있는 여배우사진은 누구인지등을 이본등 후배탤런트들이 출연,퀴즈로 푸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MBC가 차인표 우상만들기에 이토록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무엇일까.제작팀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나 그 배경엔 차인표의 군입대를 연기시키고 새로 방영될『카레이스키』『아들의 여자』를 알리려는 현실적인 계산이 깔려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 다.차인표 여세를 몰아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60분의 전파를 소비한 셈이다. MBC가 그의 군입영 연기신청 유효기간이 12월1일까지인 것을 알고도 새드라마『아들의…』에 캐스팅한 뒤 이를 이유로 징집연기 재청에 앞장섰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차인표가 스타라는 사실을 부인할 시청자는 없다.그러나 방송사가 시청률에 급급해 과도한「내자식 키우기」를 해놓고도『시청자서비스』운운하는 것은 곤란하다.스타만들기의 전파낭비도 문제지만 이같이 급조된 스타신드롬이 대중들에게 어떤 후유증 을 남길지는더욱 생각해 볼 일이다.
〈李殷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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