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로 곪은 건보공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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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전직 이사장 비서실장 등 핵심 측근 등이 부하들에게서 인사 청탁과 관련, 상납을 받거나 기자재 납품 과정에서 업체들에서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아온 혐의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박태영(朴泰榮)전남지사가 건보공단 이사장으로 근무할 때 보좌역을 지낸 尹모(44), 비서실장을 지낸 金모씨 등 공단 전.현직 간부 7명을 수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1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또 건보공단 총무이사로 재직 중이던 2001년 2월 인사와 관련, 5백만원을 받는 등 부하직원 10여명에게서 1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임인철(任仁哲.59)전 전남도 정무부지사도 같은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任씨는 지난해 12월 수해복구 공사와 관련, 건설업체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검찰은 "金전비서실장 등은 당시 朴이사장이 개인적으로 필요한 경비를 조달해 주는데 어려움을 겪던 任총무이사를 찾아가 직원들의 명단을 제시하며 '이들이 승진되도록 도와주면 돈을 모아 업무추진비를 마련해 보겠다'고 제의해 승낙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朴지사에 대해서도 금명간 소환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朴지사는 2000년 7월부터 1년2개월 동안 초대 건보공단 이사장을 지낸 뒤 2002년부터 전남지사로 재직 중이다.

尹씨는 2000년 9월 "朴이사장이 추석 선물을 돌릴 돈이 필요하다"며 공단에 기자재를 납품하던 업자에게서 5천여만원을 받는 등 모두 1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그는 또 2001년 7월부터 인사와 관련, 부하직원들에게서 여섯차례에 걸쳐 1천6백만원어치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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