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군주촌면 국교옆에 레미콘공장 허가로 학부모등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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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60여년간 농촌 어린이들의 배움의 터전이었던 경남김해군주촌면주촌국교.전교생 2백43명의 이 전형적인 농촌국교의 가을바람같은 청아한 학습분위기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
학교경계선에서 불과 78m 떨어진곳 4천5백여평의 부지에 연간 생산능력 63만입방m 규모의 대형 레미콘 공장이 학부모들의반대에도 불구하고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레미콘회사인 대신공업은 이미 공장설립 첫단계인 중소기업창업승인을 지난 7월28일 김해군청으로부터 받아냈다.
아직 공장건축.등록허가등의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중소기업 창업승인은 공장가동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레미콘 공장건축을 허가한 것이나 다름없다.
김해군청도『공장을 짓는데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기 때문에 공장신축허가를 내주지 않을수 없다』고 말해 공장가동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지난 7월초부터 알려지기 시작하자 학부모와 동창회,학교에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학부모.졸업생들은『백년대계의 터전에 엄청난 공해를 유발하는 레미콘 공장이 어떻게 들어올수 있느냐』며『공장신축은 절대 있을수 없다』고 반대하고 있다.
학부모.졸업생들은 7백여명의 반대서명을 받아 김해군청.김해교육청등 관계기관에 진정서를 제출,공장설립을 취소하도록 요청하고있다. 이들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등교거부등 모든 방법을 동원,실력으로 저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朴萬憲 총동창회장은『레미콘 공장허가를 당국이 학교측과 한마디상의 없이 내줬다』며『김해군청은 공장승인을 즉각 취소해야 할것』이라고 밝혔다.
주촌국교도『레미콘 공장은 교육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반대의견서를 교육청.군청에 제출해 놓고 있다.
이곳에 레미콘 공장이 들어서면 레미콘 제조과정과 레미콘 차량들이 오가며 내는 소음으로 학교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질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공장부지가 학교보다 1백m가량 높은 곳에 있어 방음벽등을 설치하더라도 모래.시멘트 가루등이 바람을 타고 운동장과 교실로 날아들어 학생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는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학부모.졸업생.학교에서는 어떤 안전대책을 세우더라도 분진.소음등의 문제를 완전히 막을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에 시멘트 가루가 막 날리면 어떻게 공부해요….』이 학교 4학년 金智勳군(4년.11)의 표정은 마냥 심각했다.
[金海〓鄭容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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