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도 골퍼 한국.신한동해오픈 석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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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국내남자 골프대회가 외국프로들의「상금 사냥터」로 바뀌었다.
2주 연속 국제대회로 치러진 신한동해오픈.한국오픈대회에서 국내골퍼들은 외국골퍼들에게 잇따라 우승을 넘겨주는 수모를 당했다. 신한동해오픈에서는 인도의 밀카 싱에게,한국오픈에서는 미국의마이크 커닝에게 또다시 굴복한 것이다.
커닝은 지난 18일 한양CC에서 끝난 한국오픈에서 합계 6언더파 2백82타를 기록,동료인 돈 월스워스와 김종일(金鍾一)의맹추격을 2타차로 따돌리고 6만달러의 우승상금을 가져갔다.
2개 대회의 총상금을 합친 4억9천만원(신한동해오픈 2억5천만원,한국오픈 30만달러)가운데 외국프로들이 휩쓸어간 상금액은절반이 훨씬 넘는 3억6백만원(62%).반면 국내골퍼들은 총 1억8천만원을 획득하는데 그쳐「차려준 밥상도 못 먹는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더욱이 이번 2개 대회는 국내수준을 여실히 드러낸 대회였다.
외국선수중 우승자인 싱과 커닝을 비롯,손에 꼽을만한 유명선수는한명도 없었다.
미국투어 진출에 실패해 아시안투어를 전전하는 3류급 프로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개 대회를 합쳐 공동 10위 이내에든 23명중 국내선수는 절반에 불과한 12명이었다.
홈코스임에도 불구하고 그중 언더파를 친 선수는 김종일 한명뿐으로 확연한 기량차이를 드러냈다.
따라서 내년부터 아시아 지역의 골프대회 상금이 대폭 늘어남에따라 국내무대에도 외국골퍼 진출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국내골퍼들의 기량향상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국내프로들의 기량향상을 위해서는 코스세팅을「국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페어웨이와 B러프의 구분을 명확히 해 선수들의 기량향상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
일본에서 활동중인 임진한(林陳漢)은『미국.일본등 외국의 경우페어웨이 폭이 20~25m로 국내의 절반밖에 되지 않고,러프도풀이 무릎까지 올라올 정도로 깊어 테크닉 샷이 아니면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다』며『까다로운 코스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성CC에서 벌어졌던 신한동해오픈의 경우 지난해까지만해도 7~8언더파가 속출했으나 올해 처음으로「선진국형 코스세팅」을 한 결과 언더파를 친 국내선수는 한명도 없다는 사실이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한골프협회의 한 관계자는『코스세팅을 어렵게 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면서도『대회장을 빌려주는 것만도 어려운 일인데 코스세팅까지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골프장의 한 관계자는『코스세팅을 어렵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달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데 넓은 페어웨이에 익숙한 회원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다』며『국내골퍼들은 페어웨이가넓어야 좋은 코스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 했다.
〈金鍾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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