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오디오>스레숄드/FET10E.SA12E앰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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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오디오 기기가 단순한 음악 재생기기의 틀을 넘어서기 시작한 것은 불과 20여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재생음 영역에 환상적 정서로의 여행과 깊은 탐미적 음악성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최고급 하이엔드 오디오의 개념이 출현하면서부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오늘날 널리 뿌리내리고 있는 사치스런 하이엔드사운드의 도화선이 되었던 계기는 무엇인가? 우리 국내에서 하이엔드하면 떠올리는「마크 레빈슨」「크렐」「첼로」「제프 롤랜드」「아큐페이즈」등의 브랜드들 모두가 일면 하이엔드 오디오의 영역을구축한 공신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들 브랜드들 위에 군림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브랜드일 때 바로 하이엔드라는 장르 자체를 개척하는 메이커라 할 수있다. 대개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앰프 메이커라는 사실도 최고의브랜드 출현과 무관하지는 않은데,이 대단한 브랜드는 바로 닐슨패스가 이끌어온「스레숄드」다.
이상하게도 최정상의 오디오 브랜드인 스레숄드가 국내에서는 별다른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했는데,이는 우리 국내의 왜곡된 오디오시장 때문일 것이다.
1975년 금세기 최고의 천재적인 엔지니어 닐슨 패스와 오디오 디자이너 르네 베즈네의 합작으로 태동한 스레숄드는 최초의 모델인「800A」를 선보이면서 오디오 앰프의 하이엔드화를 거침없이 추진해왔다.
특히 닐슨 패스는 현재 최고급 앰프들이 채용하는 갖가지 고정밀회로기술의 개발 창시를 거듭해내면서 그야말로 스레숄드가 오디오 앰프의 황제로 군림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닐슨 패스가 이끄는 스레숄드의 마지막 작품인「프리앰프 FET10e」와「파워앰프 SA12e」는 말하자면 스레숄드의 아성이자현역 하이엔드 오디오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완벽한 특성과 화려한 디자인을 비롯해 순수한 재생음이 가지는품격은 가히 예술적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FET10e」와「SA12e」 의 아무도 흉내내지 못하는 기술우위와 그 음악적 완성도는 하이엔드 오디오로서 극치의 정점을이루고 있는데,아마도 이 경지는 당분간 깨어질 수 없는 신화임에 틀림없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최근 닐슨 패스가 자신의 브랜드인 스레숄드를 떠나게 되면서 스레숄드의 신제품들이 단번에 그 빛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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