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한 운동이 연골판 훼손 … 젊은층 환자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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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젠 이런 등식은 깨질 것 같다.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젊은 층이 많기 때문. 또 무릎 질환이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인식도 바꿔야 할 듯싶다. 젊은 층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사실이 이를 반영한다. 배경에는 격렬한 레저활동과 스포츠 인구의 증가가 한몫을 한다. 충격에 의한 외상, 과도한 사용이 원인이다. 문제는 손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방치하는 것이다. 그 결과, 무릎에 염증이 생기면서 뼈가 파괴돼 일찌감치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한다. 조인스헬스케어와 연세사랑병원이 펼치는 ‘관절 사랑’ 캠페인 두 번째 주제는 ‘무릎이 아파요!’로 정했다. 초기 증상을 놓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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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을 좋아하세요=조기 축구회에서 젊은 사람 못지 않은 체력을 자랑해 온 김모(45)씨. 그러나 최근 그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공을 차는 순간 심한 무릎 통증을 경험한 것. 하지만 문제는 한참 뒤에 발생했다. 통증은 2∼3일 뒤 사라지는 듯싶더니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삐걱대며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진단 결과는 반월상연골판 손상이었다.

 운동 매니어가 급증하면서 최근 이와 유사한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축구·농구·스키 등 과격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에게 많다. 심한 충격에 의해 연골판이 찢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중년은 반복적인 충격에 의해 손상된다. 에어로빅·조깅·등산 등은 강도는 높지 않지만 반복할 경우 노화된 연골판을 서서히 망가뜨리기엔 충분하다는 것.

 연세사랑병원이 무릎 관절염으로 내원한 환자를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2005년엔 20∼40대(1100명)의 비중이 23%였지만, 2006년(1500명)엔 28%, 올해는 34%(8월까지 1950명)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또 이들 중 70%는 축구·농구·마라톤 등 운동 중에 통증이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골판이 찢어지면=무릎은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에게 가장 취약한 부위다. 우선 구조가 단순하다. 무릎은 아랫돌에 윗돌을 고여 놓은 맷돌 모양. 이를 인대와 건이 가까스로 붙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조금만 비틀려도 뼈가 어긋난다. 기능도 단순하다. 경첩처럼 접었다 폈다 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걷거나 달릴 때 무릎 뼈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주는 것도 불과 내·외측의 반월상연골판 두 개에 의존한다. 그만큼 손상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골판이 닳거나 찢어지면 충격이 그대로 뼈에 전달된다. 동물실험 결과지만 반월상연골판을 20∼30% 제거했더니 무릎뼈에 걸리는 하중이 3.5배 증가했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결국 외상성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연골판 손상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증상은 자세를 바꿀 때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양반다리를 했을 때, 무릎을 구부릴 때, 계단을 오를 때 심하게 아프다. 무릎을 펴는 것도 불편하다. 열쇠를 채워놓은 듯 하다고 해서 ‘무릎 잠금 현상’이라고도 한다.

 ◆연골판을 아끼자=운동을 하면 할수록 나빠지는 기관이 관절이다. 적어도 운동을 할 때는 무릎의 하중을 생각하라는 뜻이다. 예컨대 착지하는 순간 한쪽 발에 실리는 무게는 체중의 2.3~2.8배에 달한다. 1㎞를 달릴 때 발이 받는 하중은 무려 16t. 또 몸무게가 5㎏ 늘면 무릎이 받는 하중은 세 배인 15㎏나 된다. 따라서 비만을 줄이고, 무릎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은 필수다.

 연골판이 망가져 관절뼈를 위협할 때는 생체 연골판을 대체하는 ‘연골판 이식술’이 최선의 방법이다. 처음 연골판이 손상되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손상된 연골판을 봉합하거나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박지성 선수가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연골판을 제거할 경우 뼈와 뼈의 마찰로 종국엔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한다. 이때 하는 수술이 연골판 이식술이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생체 연골판을 관절내시경을 통해 이식해 뼈의 마찰을 줄여준다”며 “통증 제거와 조기 퇴행성관절염 예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연골판 이식술은 지난해 5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부담이 적어졌다. 하지만 45세 이상은 효과가 떨어진다(생착률)는 이유로 건강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고종관 기자

■ 조인스 헬스케어는 ‘관절 사랑’ 캠페인의 일환으로 과거 관절내시경 수술을 받았거나, 연골판 수술을 한 뒤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 그리고 평소 축구·등산·마라톤을 즐기는 사람 중 3개월 이상 무릎통증이 지속되는 환자 100명을 선정, 무료 진료(연골 손상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해주고, 10명에겐 무료 수술을 해드립니다. 사연을 http://healthcare.joins.com에 올리면 11월 30일까지 대상자를 선정, 발표합니다.

■ 아래 명단은 22일 보도한 ‘여성용 인공관절’ 캠페인 당첨자=김용주(39·서울 광진구 모진동) ▶안경향(여·28·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 ▶최형주(여·23·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수술은 진료를 통해 가능성 판단 뒤 결정. 나머지 7명은 11월 둘째 주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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