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미리보는명승부>라이플25M여자 개인사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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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5.4.3.2.1』,『스타트-』.
통제관의 힘찬 목소리와 함께 숨막히는 정적을 깨고 일제히 터지는 격발음.
리두이훙 10.3,부순희 10.1,이나다 요코 9.8….전자게시판에 기록이 아로새겨지자 잔뜩 몰려든 중국응원단의 환호성이터져나온다.
10월11일 오후2시30분 히로시마 선수촌에서 51㎞ 떨어진쓰쓰가 25m라이플사격장.
2번 사대에 선 94세계선수권자 夫順姬(한일은)의 권총이 파르르 떨린다.왼편에는 리두이훙이 예의 딱딱한 자세로 꼿꼿이 서있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10여차례 월드컵을 제패한 중국 여자사격의 간판 리두이훙.올해들어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2개월여만에 다시 만난 그녀의 모습은 예전의 당당한 모습이다. 오전에 벌어진 개인본선겸 단체전에서 가까스로 중국을 누르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역시 욕심나는 것은 개인전 금메달. 본선기록 5백84점.호기록이지만 리두이훙은 5백86점.
전성기때의 기량을 되찾은듯 매번 과녁을 꿰뚫는다.
2.2점차.이제 남은 것은 결선 9발.옆에는「일본의 희망」이나다.이나다의 본선기록은 5백81점.역시 만만찮다.
夫가 총을 눈위로 들어올려 서서히 내린다.허리가 약간 젖혀지는듯 총이 다시 정면으로 올라오는 순간 성미 급한 이나다의 총소리가 들려온다.
『탕!』일제히 과녁으로 날아간 총성이 실내사격장에 가득 울려퍼진다. 『스톱』.어느새 긴(?)75초가 흘러간다.리두이훙 10.1,부순희 10.6,요코 9.7….崔承滿감독(국민은)의 속타는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부순희는 미동도 않는다.
3발,4발,5발….
남은 것은 최종한발.차이는 0.1.
『스타트』.격발음.짙은 화약냄새가 코를 찌른다.관중들의 눈이일제히 게시판으로 향한다.리두이훙 10.3.『와』하는 함성소리.초조한 한국응원단.
『부순희,10.7』.
2관왕.부순희는 그제서야 미소를 되찾는다.한국사격에 또다른 금메달을 안겨주는 순간이다.
「메달박스」한국사격은 34개의 금메달을 놓고 세계챔피언 중국과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확실한 금메달은 呂甲順의 여자공기소총과 李相鶴의 남자 스탠더드권총등 4개.
부순희의 선전이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부순희가 스포츠권총에서 금메달을 따준다면 한국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辛聖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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