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돈 몰리나 株價 양극화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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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신흥시장(이머징마켓)지수에서 선진국지수로 올라가면 주가는 어떻게 될까.

지난주 정부 고위 관료와 외신이 잇따라 한국 증시가 조만간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 시장에서는 그에 따른 득실 따지기가 한창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MSCI지수는 전 세계 펀드매니저들이 투자기준으로 삼는 지수이기 때문에 지수편입을 전후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외국인들이 대형 우량주만을 사들여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종목별 주가 차별화 심화=한국 증시가 선진국지수에 포함되면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간의 이동이 불가피하다. 특히 한국 투자비중이 20% 안팎에 이르는 이머징마켓펀드는 한국시장을 떠나야만 한다. 대신 선진국시장에만 투자하는 펀드가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빠져나가는 돈'과 '들어오는 돈' 중 어떤게 규모가 더 큰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한국이 선진국지수에 포함되면 지금보다 1.3~1.5배 정도의 외국인 자금이 더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들 자금이 초우량주에만 몰리면서 주가의 '빈익빈 부익부'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모건스탠리 조사부 정상근 상무는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국내로 발길을 돌린다 하더라도 많은 종목을 사들이기보다는 일부 초우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주가 차별화 등 일부 부작용도 예상되지만 한국증시의 위상이 한단계 높아지는 점이 가장 큰 득"이라며 "현재 평균 10에 불과한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이 15 정도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언제 편입되나=블룸버그통신과 재정경제부 권태신 국제업부정책관은 "MSCI가 한국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을 내부검토(Internal Review)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MSCI가 내부검토 사실 자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때문에 아직은 내부검토의 전 단계인 내부조사(Intrenal Study)단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은 호재를 선반영하기 때문에 발표 시점 전에 지수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MSCI지수란=모건스탠리와 캐피털인터내셔널이 합작해 설립한 MSCI가 선정, 발표하는 것으로 전 세계 50개국 증시를 포함하고 있다.

주요 지수로는 국가별 위상도에 따라 23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MSCI 월드, 한국 등 27개 이머징마켓 증시가 포함된 MSCI EM과 아시아.유럽.라틴아메리카 등 지역별 지수, 국가별 지수 등이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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