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관료.기업인 모두 변해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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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번에 발표된 세계경제포럼과 IMD의 국제경쟁력 비교는 우리들에게 지금의 경기회복을 경쟁력향상의 결과로 인식해서는 안된다고 경종을 울린 것이라 볼수 있다.
우리의 수출이 꾸준이 늘어나고 있지만 선진국 시장에서 자력으로 점유율을 높여가지는 못하고 있다.미국은 물론,유럽 각국의 경제가 크게 호전되었고 일본도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들어가는등 세계경제가 보기드문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때 최근의 수출실적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상반기중높은 성장률이 소비와 투자등 내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최근 수년간 우리경제의 경쟁력 하락을 유도해온 요인들은 크게두가지 그룹으로 요약될 수 있겠다.
첫번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마땅히 변해야 할 것이 변하지 않음으로써 경쟁력을 무디게 하는 요인들이다.개혁되지 못한 정치제도,안하무인의 관료주의,정부의 각종규제,낙후된 금융,부진한 기술개발,정부의존적 기업경영,국민의식의 폐쇄성등이 여기에 속한다.다음으로 그간 우리 경쟁력의 원칙을 이루던 요인들이었으나 이제는 그 모습이 바뀌어 경쟁력을 오히려 억압하는 그룹이다.여기에는 보호주의및 지역주의 대두,여타개도국의 자각과 노력,금리부담 증대,임금의 급등,근로정신의 해 이,노사관계의 불화,대기업에의 경계및 규제 강화,정부지원제도의 철폐등이 포함되는 것이다. 우리경제의 경쟁력회복을 위해서는 우리힘으로 바꿀수 있는 부문은 조속히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고,이를 통해 대외환경변화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그러나 개혁 범위가 넓은 만큼 노력을 여러 분야별 로 분산하는 것보다는 집중적으로 몇가지 부문을 공략하는 전략을 택하는것이 실효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것은 행정개혁과 행정규제의 완화다.이 부문에의 노력은 현재도 진행중이니 그간의 실적은미미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민간부문의 요청을 하나하나 심사해 은전을 베풀듯 마지못해 풀어주는 지금 방식으로 나간다면 경쟁력향상은 요원한 일일 것이다.환경.국민보건등 몇개 분야를 제외하고는 모든 규제를 민간이 요청하는대로 그대로 풀어버려야 한다.
이와 아울러 정부기구도 대폭 축소해야 하겠다.민간부문의 손발을풀어주는 길만이 경쟁력제고의 지름 길인 것이다.그결과 발생할 것이라고 일부 식자들이 우려하는 부작용은 거의 기우라고 보아야할 것이다.일단 공평한 규칙이 수립된 후엔 기업간의 철저한 경쟁체제를 유도해야 한다.국내기업간의 경쟁은 물론이고 시장개방을통해 해외기업과의 경쟁도 촉진해야 할 것이다.경쟁을 통해 생산성이 높아지는 한편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경쟁력이 체질화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마지막으로 의식전환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한다.우리경제가 이만큼 컸다면 시장경제하에서의 기업의 역할과 노사 관계,국제화된 경제에서의 외국기업의 역할등에 대해서는 더이상 질투와 편견,그리고 아집에 의한 논리가 지배될 수 없도록교육.계몽.홍보활동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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