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말 아세요?] 갈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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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라는 가상 세계를 현실과 혼동하시면 크게 낭패를 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여러분께 ‘본인이 갈비라는 것을 알고 계신지’라고 묻는다고 쳐보죠. 현실 세계에서는 마른 몸매라는 뜻이니까 요즘 같은 비만 혐오시대에는 칭찬일 법합니다. 그러나 사이버 세계에서는 지독한 욕일 따름입니다. 갈비는 ‘갈수록 비호감’의 줄임말이니까요.  

 줄임말형 네티즌 언어들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과 훈남(훈훈한 남자), 안습(안구에 습기 차다)이라는 말은 TV 예능 프로그램 자막으로 널리 알려져 이제는 일상용어가 됐습니다. 그러나 갈비의 경우는 본래의 의미(먹는 갈비)와 속어(마른 몸매의 소유자)에 더해 네티즌 언어(갈수록 비호감)까지 가세해 너무 복잡해졌습니다. 이런 네티즌 언어는 아닌 게 아니라 갈수록 비호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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