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자화상엔 ‘그 무엇’이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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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김환기 자화상,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 그림(左). 이준, 자화상, 1998(右)

얼굴엔 ‘얼’이 담겨 있다. 얼굴은 그 사람을 말해준다. 예술가가 자기 얼굴을 직접 그린 자화상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한국 추상회화의 선구자로서 전위적인 작품을 보였던 수화 김환기(1913∼74)는 학과 백자를 사랑한 선비적 면모를 보였다. 지인에게 보낸 편지(左)에 자신의 얼굴을 사실적으로 그려넣었다. 구순 가까운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동 중인 이준(88) 한국예술원 회장은 자화상으로 늘 피에로(右)를 그렸다.

경기도 광주의 얼굴박물관에서 다음달 3일부터 예술가가 그린 자화상, 초상화와 박물관 소장품을 함께 보여주는 ‘예술가의 얼굴과 창조적 인연’전이 열린다. 김환기, 이준 외에도 백영수, 권옥연, 허동화, 전뢰진, 최만린, 윤명로, 송영방, 김종학, 방혜자, 정탁영, 송수남, 김승희, 송수련 등 원로 및 중견화가들의 자화상을 한데 모았다. 얼굴박물관은 연극 연출가 김정옥 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이 40여년간 수집한 목각인형, 도자기, 가면, 사람 얼굴을 본뜬 와당 등을 모은 박물관이다. 전시는 11월 25일까지. 031-765-3522.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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