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현주소>공작기계-대기업.中企분업 서둘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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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貨泉기계.南鮮선반.大邱중공업.南鮮기공등 4개사는 40년이상 공작기계 생산 외길을 걸어와 국내 공작기계 원조업체로 불린다.
그러나 화천기계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年매출이 아직도 1백억원 안팎의 중소업체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산기술이 영세할 뿐 아니라 부품자립도가 낮아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워 성장이 더뎠던 것이다.
◇업계현황=국내 공작기계산업은 73년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따른 설비수요 급증에 편승,필요한 공작기계를 복사해 생산하는 반쪽성장을 해왔다.
대우중공업에 이어 80년대 후반부터 삼성중공업.현대정공등이 잇따라 공작기계산업에 뛰어들면서 국산 공작기계 생산량이 급증했고 독자기술 개발에 눈떴다.하지만 밀링머신등 범용기계를 제외한부문의 기술은 걸음마단계다.
자동차부품 가공라인등 전용설비의 국산화율은 겨우 30% 수준.지난해 생산액이 5천억원 규모로 세계 9위에 올라섰지만 점유율은 고작 2.2%에 불과하고 국내시장의 60%를 외국산에 내주고 있다.
〈그래프 참조〉 우리나라는 지난해 7억달러 규모를 수입하고 1억달러어치를 수출,세계 5위의 공작기계 수입국에 속하게 됐다. 대우중공업의 李在允 제품개발부장은『국내 공작기계 메이커들은부품개발에서부터 조립생산까지 전 과정을 전담해 이송장치.볼스크류.제어 모터등의 주요부품에 대한 개발여력이 달릴수 밖에 없다』며『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분담생산 체제가 하루빨 리 정착되는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독일은 이미 19세기 후반부터 기종별로 철저한 분업체제를 갖췄고 현재 4백여개가 넘는 공작기계업체들의 생산기종은 철저히 전문화되어 있다.
◇향후전망=우루과이라운드 타결에 따른 정부의 국산기계 구입자금 축소 움직임으로 외국산기계의 내수시장 진출이 가속화돼 국내업계의 내수기반이 더욱 잠식될 가능성이 있다.더욱이 중국등 후발 공작기계 생산국들의 거센 도전으로 수출시장 몫 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엔고가 더욱 가속화될 경우 일본업체들이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한국.중국등으로부터 범용부품이나 주물제품 수입을 늘릴 것이다.이 점을 활용하면 공작기계부품 자립의 호기로 활용할수도 있을 전망이다.
또 정부가 97년까지 3백75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통애로기술연구조합을 현재의 2개에서 10개로 늘릴 예정인데다 국산기계구입 자금도 10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국내 공작기계산업의 도약발판을 구축할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국책개발사업으로 진행중인 초정밀선반.NC지그연삭기.NC겸용 머시닝센터등 고급기종이 2000년까지 국산화되면 공작기계산업의 구조재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01년에는 세계공작기계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국내비중도 지난해의 2배 수준인 4.5%에 이르고 수출비중도 1.5%로 커질 것으로 공작기계협회는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의견 ▲朴光淳(산업연구원 공작기계담당 책임연구원)=자본재산업인 공작기계를 육성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아래서도 당분간 수입선 다변화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또 일본에 대한 기술의존도를 단계적으로 줄여 국제시장에서 일본과의경쟁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 업계는 기술도입선 다변화와 일본기종과의 제품생산 차별화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金一圭(공작기계협회 기술담당이사)=공작기계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공작기계 생산기술이 외국에 예속된 상태에서 선진공업국 진입은 공염불이다.
업계는 외국제품의 모방설계에 안주하지 말고 독자기 술인력을 양성해야 하며 연구기관도 업계와 공동보조를 맞춰 필요한 기술을 적기에 공급할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高允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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