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견해는] "현생인류와 가깝지만 단정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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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민족의 기원과 관련한 국내 학계 연구의 시선은 주로 북방 쪽에 쏠려 왔다. 한반도의 기층문화인 샤머니즘 연구의 경우도 원산지 시베리아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이에 따라 한민족 기원사를 탐구해온 주채혁 강원대 교수의 경우도 최근 연세대 동방학연구원에서 열린 '조선의 시원, 알타이-사얀지역의 선 연구'란 발제문에서 선사시대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 부근에서 살던 원시 몽골유목민을 한민족의 기원으로 설정했다.

이후 원시 몽골족은 동과 서로 갈려 동쪽으로 간 원시 겨레는 조선족이 되고, 서쪽으로 간 사람들은 몽골족이 됐다는 것이다.

구석기 학자로 유명한 손보기 전 연세대 교수도 북방설을 지지해왔다. 남제주군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5만년 전 인류의 발자국 화석은 이런 통설을 뒤집을 만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앞으로 정교한 추가 연구가 뒤따라야겠지만, 이번 발자국 화석으로 기존 북방설 모두가 뒤집히는 것은 아니다.

한민족의 인종적 뿌리를 구성해온 원민족체(proto-nation)는 남방과 북방을 포함해 다양한 인류로 구성됐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화석이 발견된 5만년 전의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로 현생 인류와 매우 가깝다.

양승영 경북대 명예교수는 "제주도 화석의 주인공이 현생 인류 직전의 호모 사피엔스인지, 아니면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인지 구체적인 학명까지 거론하기에는 아직 자료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양명예교수는 "양쪽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의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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