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리포트] 와이브로 수혜주 … 하락장서도 상한가 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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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22일 코스피지수는 66.29포인트(3.36%) 하락했다. 장중 100포인트 가까이 밀리며 1900선이 무너졌다. 하락 종목이 속출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빛을 발하는 종목이 있었다. 포스데이타다. 전 거래일(19일)부터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를 끌어올린 힘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전해진 낭보다. 19일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파통신 총회에서 한국의 와이브로 기술이 3세대(3G) 이동통신 표준으로 채택됐다. 이로써 와이브로는 글로벌 로밍이 가능한 전 세계 IMT-2000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와이브로 기술의 확산이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텔레콤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30만 명에 불과한 와이브로 가입자는 2011년 1억3000만 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정보통신부도 와이브로 장비시장 규모가 2012년 3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데이타는 와이브로 수혜주의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포스코의 자회사다. 와이브로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기지국·제어국·망관리시스템 장비를 개발, 공급하고 있다. 최근 게임용 와이브로 단말과 USB형 단말기를 선보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 상용 장비 공급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3분기엔 매출액과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각각 784억, 27억, 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35%, 901%씩 증가한 수치다.

메릴린치증권은 와이브로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지만 포스데이타 등 3개 업체는 수혜를 기대해도 된다고 분석했다. 우동제 연구원은 특히 “포스데이타는 기지국 장비는 물론 와이브로 칩셋도 공급하고 있어 전체적인 사업 모델이 삼성과 비슷하다”며 향후 전망을 밝게 봤다. 신흥증권도 “최근 KT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종합적인 와이브로 기술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턴키(일괄수주계약) 방식의 해외사업 진출이 유리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하나대투증권 고정훈 연구원은 “이번 국제 표준 채택이 관련 업체들의 매출로 반영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나 돼야 실적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또 급등한 주가도 부담이다. 23일 장중 1만51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주가는 당장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에 상승폭을 줄여 5% 상승 마감했다. 이후엔 오히려 약세 흐름을 이었다. 26일 종가는 1만2050원. 지난해 실적 기준이기는 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이 120배를 웃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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