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기업 채용 박람회 가보니 이름 안 난 알짜 회사 수두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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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007 외국인 투자기업 채용박람회’가 산업자원부 주최로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모토로라·지멘스 등100여 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오종택 기자]

“본사가 미국 500위 안에 드는 큰 회사입니다. 면접 한번 보세요.”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7 외국인 투자기업 채용 박람회’장. 미국계 의료기기 회사 ‘한국스트라이커’ 임경락 차장이 부스 앞에서 회사 소개서를 건네며 구직자들을 붙잡았다. 그는 “기업 이름이 덜 알려져 인재 뽑기가 힘들어 박람회만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산업자원부·KOTRA가 지난해부터 외국인 투자기업의 구직·구인 기회의 장을 열어 주기 위해 열고 있는 연례 행사다.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엔 110여 개 기업이 참가했고 이날만 5000여 명의 구직자가 몰렸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채용 열기는 뜨거웠다.

일부 기업관계자는 부스 앞을 지나는 구직자들에게 회사를 설명하며 면접을 보라고 적극 권유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부품 및 소재기업과 지방에 있는 기업들은 이번 박람회를 “단비 같은 기회”라며 인재 사냥에 열을 올렸다. 일본계 LCD부품 생산업체 엔에이치테크노그라스는 이날 10여 명의 구직자를 면접했다. 김병철 총무과장은 “공장이 지방에 있다 보니 경력 기술자 한 명 뽑는 데 보통 서너 달이 걸린다”며 “수천 명이 오는 박람회에서 즉석 면접을 제안할 수 있어 신난다”고 말했다. 구직자들도 평소 알기 어렵던 외국계 기업들을 대거 접하면서 정보 수집에 여념이 없었다. 대학 졸업반인 구직자 진기영(23·여)씨도 “처음 들어 보는 알짜 회사가 많아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즉석에서 영어·일본어 등 외국어 면접을 보는 회사도 많았다. 영어권 회사 관계자들은 “지원자들이 토익 점수는 좋은데 실전 회화는 약한 편”이라며 아쉬워했다.

임미진 기자 ,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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