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한국지사장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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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올 초 한국 IBM 관계자들이 연루된 수백억원대 납품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기업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던 IBM 본사가 한국지사장을 교체하는 인사 조치를 전격 단행했다.

한국IBM은 5일 이 회사 대표이사를 맡아오던 신재철(辛在哲.57.사진(左))사장이 물러나고, 후임에 토니 로메로(54.(右)) 전 IBM 미국 본사 영업유통본부 사업개발담당 부사장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한국IBM은 지사장 교체 이유에 대해 辛사장의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 초 서울지검 수사발표를 통해 드러난 수백억원대 납품 비리 사건에 대한 지휘감독 책임을 묻는 문책성 인사의 성격이 강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辛사장은 1973년 한국IBM에 입사한 이래 31년간 근무해 온 골수 IBM맨이다. 하지만 금품 로비와 담합을 통해 정보통신부 등 9개 공공기관에 6백60억원어치의 서버와 컴퓨터를 납품했다는 검찰수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타격을 받았다. 이 사건 이후 IBM 본사는 한국 지사에 감사팀을 파견, 뇌물 사건과 경영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감사를 벌였으며, 이런 과정에서 회사 직원 3명이 파면되기도 했다. 결국 한국IBM은 91년 이후 10년 이상 계속되던 한국인 CEO 체제가 마감되고, 본사에서 외국인 CEO를 직접 파견하게 됐다.

로메로 신임 사장은 23년간 IBM에 근무하며 미국.남미.아시아 등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99년부터 2002년까지는 싱가포르 주재 IBM 아세안 지역사장을 역임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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