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영화 다시 보니 뭉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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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5일 충남 논산시 지산동 논산종합사회복지관 대강당. 이곳에는 정오가 지나자 머리가 허연 할아버지.할버니가 하나둘씩 몰려든다.

1백여명의 노인이 강당을 메우자 조명이 꺼지고 강당안에 설치된 스크린에서는 영화가 상영된다. 영화 제목은 61년 제작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김진규.최은희 주연). 40여년이 지난 영화는 왠지 주인공의 말투나 연기가 어색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곳을 찾은 할아버지.할머니들은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추억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는 순간이다.

관객 배춘성(70.논산시 취암동)씨는 "젊은 시절에 보긴 했지만 수십년만에 다시 보니 가슴이 찡하다"며 "젊은 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이라고 말했다.

논산시 종합사회복지관이 올해부터 노인들을 대상으로 운영중인 실버영화관이 인기다.

사회복지관은 노인들에게 추억을 되살리고 볼거리를 제공하기위해 올해부터 매주 목요일 한차례씩 50~70년대 영화를 무료로 상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상영한 영화는 '미워도 다시한번''맨발의 청춘' 등 5편이다. 영화 한편 상영할때마다 65세 이상 노인 관객 1백여명 이상 찾아 웬만한 영화관을 뺨친다.

복지관측은 이같은 영화를 연중 상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복지관은 서울지역 흘러간 영화 전문 취급 업소를 거래선으로 확보했다. 영화외에도 70~80년대 유행했던 드라마(KBS TV문화관작품 등)테이프도 구입해 노인들에게 선보이기로 했다.

종합사회복지관 김영덕씨는 "흘러간 영화에 대한 자료가 많이 남아있지 않아 구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노인들에게 가능한한 많은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논산=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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