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흥부네 박 터졌네' 임지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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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방송을 시작한 SBS 일일 드라마 '흥부네 박 터졌네'는 그야말로 대박 잔치다. 이동건.연정훈.김태희 등 출연자들이 모두 확실한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들 못지않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연기자가 있다. 그간의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초절정 푼수 연기를 펼치고 있는 탤런트 임지은(29)이다.

'흥부네…'에서 그녀가 맡은 '미리'는 직업도 없이 미용실과 고급 음식점만 다니는 '백조'(여자 백수). 욕심도 많아 장현태(연정훈)를 사촌 박수진(김태희)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악녀라 부르기에는 왠지 어색하다. 어린아이 투정 부리는 듯한 순진함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상처를 받거나 괴로운 일이 있을 땐 남의 눈 의식하지 않고 "엉엉~"목놓아 운다. 게다가 빼다박은 '마마 걸'이다. '용서'(SBS) '매화연가'(KBS) '황금마차'(MBC) 등의 아침 드라마를 통해 각인됐던, 진지하고 가라앉은 이전의 분위기와는 모두 딴판이다.

"이번엔 작정하고 코믹 연기를 골랐어요. 변신할 때라 생각했어요. 반응이 좋아 다행이에요."

작정하고 덤벼든 덕분인지 '흥부네…'에서 예전의 임지은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홈페이지에 오른 1백여건의 시청자 반응만 봐도 알 수 있다.

"젊은 배우들은 화면에 비칠 망가진 표정이 두려워 서툰 연기를 하기 일쑤다. 하지만 그녀는 역할을 너무 잘 소화해 귀엽기까지 하다."

화려하진 않지만, 연기력만큼은 늘 인정받아 온 임지은. 이번 역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를 찾겠다고 한다.

"1등이 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얼마나 기본이 잘 돼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항상 노력하고 연구하는 자세로 연기에 임할 거에요. 겹치기로 출연하지 않는 것도 팬들에 대한 제 조그마한 성의랍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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