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문화 비빔밥’ 돼야 한식 세계화 이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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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차이나 반도에 있는 라오스에서 뚱뚱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라오스의 독특한 음식 문화 때문이라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중앙일보 10월 19일자 w8면 참조> 라오스 음식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허브가 비만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는 다채로운 음식들이 있다. 지역·나라마다 요리 재료는 물론 조리법도 다르다. 먹는 방식도 차이가 난다. 그래서인지 음식 문화를 살펴보면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생활과 가치관·자연환경까지 짐작할 수 있다.
 예컨대 일본은 해산물 요리가 발달했다. 이는 바다로 둘러싸인 섬나라 일본의 특수한 자연환경이 음식 문화에 배어난 것이다. 중국 음식에는 재료와 양념이 다양하게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요리 시간도 긴 편이다. 넓은 대륙과 ‘만만디’로 대표되는 생활 양식이 음식 문화에 반영된 결과다.

 프랑스 사람들은 식사 시간을 길게 잡고, 다양한 음식을 여유 있게 즐긴다고 한다. 인간이 누리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음식이라는 프랑스 사람들의 생각이 스며든 이유일 게다. 반면 미국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 문화가 발달했다. 이는 음식은 필요에 따라 허기를 채우면 그만이라는 미국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됐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과 서양 음식을 비교하면 우리 민족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남길 것 같아 밥을 풍성하게 담고, 찌개도 여럿이 함께 먹는 게 우리나라의 음식 문화다. 서양 음식의 경우 개인 접시에 남기지 않을 만큼 덜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양의 음식 문화에는 합리주의가 정서에 녹아 있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공동체의 정(情)을 강조하는 가치관이 묻어 있다고 본다. 우리 시대에는 이런 두 가치관을 한데 아우를 수 있어야 멋진 음식 문화를 만들 수 있다. 그러면 한국 음식 문화의 세계화도 가능하지 않을까.

김지수 학생기자(인천 연수여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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