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건강 관리 핵심은 비만 … 식습관 바꾸고 꾸준히 움직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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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여성보건과 관련한 최대 이슈는 아무래도 비만입니다. 40~50%가 비만 환자이기 때문이지요.”

18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만난 미국 워싱턴대 간호대 낸시 우즈(사진)학장은 “지금 간호계는 여성비만을 퇴치하기 위해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간호학회(AAN) 의장 등 간호계의 굵직한 자리를 역임한 그는 여성건강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온 연구자이기도 하다. 서울대 간호대(학장 윤순녕)가 주최한 간호교육 100주년 국제학술대회에 주제 발표자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여성의 건강상태는 자녀에게 이어지고, 그 자녀의 상태는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요. 여성 비만은 특정 질환을 유발시켜 대대로 건강을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녀 모두 비만하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커지지만, 특히 여성은 임신·분만이라는 생식적 특성 때문에 그 정도가 더 심각해집니다.”

그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여성들이 체중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고, 심지어 위 절제술 시술까지 받는다는 것이다.

비만에서 벗어나려면 물리적인 방법보다 개인의 행동양식 자체를 바꿔야 하는데 엉뚱한 방법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어릴 때부터 인스턴트 음식을 줄이는 등 식습관을 바꾸고, 하루 종일 소파에 앉아 TV 리모컨만 돌리는 게으른 습관을 바꾸는 것이 훨씬 낫다는 조언이다.

그는 여성의 물리적 활동량을 늘리기 위한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의 최근 노력을 소개했다. 치안이 좋지 않은 빈민지역에서는 여성이 혼자 밖에 나가 운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CDC는 이런 여성들을 위해 지역교회 등과 연계해 ‘운동 그룹’을 만들어 함께 야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여성들이 바르게 식사를 조절할 수 있도록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을 동시에 제공한다. 학교 보건교사들은 여아들이 어린 시절부터 잘못된 식습관을 가지지 않게끔 집중 교육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줄이고 교육기회를 평등하게 줘야 사회가 건강해진다”고 강조했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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