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 코디네이터' 백혜신씨 "베개 높이 적당해야 숙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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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요즘 '아침형 인간'이 화두라지만 '난 절대 일찍 일어날 수 없어'하는 분들이 많아요. 사람마다 알맞은 수면 시간이 다 다르니까요. 하지만 수면의 질을 높인다면 수면 시간을 다소 줄인다 해도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날 수 있답니다."

침구업체인 ㈜이브자리가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설립한 수면환경연구소의 책임연구원 백혜신(37)씨. 잠 못 이루는 이들의 습관과 침구 등 잘못된 수면 환경을 바꾸도록 조언하는, '슬립 코디네이터'로 불리는 그는 "저도 예전엔 여덟 시간씩 자야 했지만 수면 환경을 바꾼 뒤 다섯 시간만 자고도 거뜬하게 일어난다"고 했다.

白씨가 잠 잘 자기 위해 가장 먼저 고쳐야 한다고 지적하는 건 바로 베개.

"옛날 집에서 쓰는 베개는 높이가 10㎝쯤 됐잖아요. 요즘 침대 세트로 나오는 베개 역시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숙면을 위해 이상적인 베개 높이는 여자는 3~4㎝, 남자는 5~6㎝ 정도랍니다."

그래서 白씨는 자신에게 맞는 높이의 베개부터 만들어 베라고 권한다. '집 떠나면 잠 못잔다'고 하는 이들도 대개 베개 높이가 맞지 않기 때문이니 차라리 수건을 몇개 겹쳐 베라고 했다. 또 "이불은 가벼워 몸에 압박을 가하지 않고, 요나 침대 매트는 단단해 몸을 잘 받쳐주는 것을 택하면 잠자리가 훨씬 편해진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白씨가 수면법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30여년간 침구업에 몸담았던 아버지(백호익씨.2002년 작고) 때문이다. 일본과 거래가 잦았던 아버지의 권유로 白씨는 대학을 마치던 해 침구 장인(匠人) 나카무라 게이스케(89)가 운영하는 도쿄이불전문학교에 첫 한국인 학생으로 들어갔다. 이후 아버지가 공동 창업한 ㈜이브자리에서 일하면서 그는 1990년대 일본에서 붐을 일으킨 수면과학 이론을 남보다 앞서 접하고 푹 빠지게 됐단다. "알면 알수록 잠이 보약이더라"는 白씨는 더 많은 사람이 잠을 잘 자도록 돕기 위해 최근 e-메일 로 무료 상담을 시작했다.

글=신예리,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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