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자료집 출간-경북도,경북대 이상규교수 의뢰 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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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나무하러 앵가띠이라.』 경북고령지역의 사투리인 이 말이『나무하러 가지 않았어』라는 뜻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않다.지역의 고유 문화와 언어 변천사를 보여주는 사투리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최근 경북도가 방언자료집을 냈다.
4백16쪽에 2천3백여 어휘가 담긴 이 자료집은 도가 경북대인문과학연구소 李상규교수(국문과)에게 의뢰,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현장조사를 거쳐 완성한 것이다.
이 자료집을 내게 된 것은 옛 신라의 도읍지였던 경북지역의 언어가 학술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녔음에도 그 원형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
李경식 문화계장(55)은『신라시대 표준어였던 경북방언이 현재의 표준말이 정착되면서 사라지고 있어 고대어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무형문화유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책을 펴내게됐다』고 출간동기를 설명했다.
이 책은 경북도 23개 군단위 지역 특유의 방언을 어휘.문법.음운등 3편으로 나눠 담고 있다.
거울을 뜻하는「밍경」(선산.영일.경주),부엌을 의미하는「정지」(영풍.안동)등을 비롯,지역별로 통용되는 다양한 사투리를 망라했으며,「농사후 지주와 소작인이 모여 먹고,마시고,즐긴다」는뜻의「호미씻이」의 경우 영풍지역에선「푸꾸멍넌다」 ,울진지역「푸꾸미기」,경주지역「나다리」,칠곡지역「꼼비기멍넌다」로 표현되는등전혀 딴판이다.
李교수는『문맹률이 높았던 60년대만 하더라도 지역마다 방언이잘 보존돼 있었다』며『사투리가 무형의 문화유산인 만큼 이를 보전하는 것은 역사보존이라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방언자료집 출간작업 외에도 92년부터 사투리를 보전하고 애향심을 기르기 위해「고향말씨 자랑대회」를 매년열고 있다.
[大邱=洪權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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