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ins풍향계] 정동영 경선 경쟁자 표 상당수 흡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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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탁 기자의 풍향계 분석

선거는 간단하게 말하면 자신을 지지하는 표를 지키고 경쟁자의 표를 깍아내리면 이길 수 있다. 즉 자신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는 표도 모으지 못하면 해보나 마나라는 얘기다.

그 다음으로는 지지세력의 강도를 봐야 한다.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높은데 상대방을 지지하는 이들이 실제 투표장에 나오지 않으면 승리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이인제 후보가 선출된 이후인 17일 실시된 75회 풍향계 조사는 이런 점과 관련해 주목할만 하다.

중앙일보를 포함한 각 언론이 이미 실시한 여론조사에서처럼 이번 풍향계 조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50.2%로 압도적인 선두를 지켰다. 신당 정동영 후보는 지지율이 8.6%P나 뛰어오른 17.1%를 기록했다.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6.1%)과 이인제 후보(4.1%)도 지난주 조사에 비해 각각 2.4%P 상승했다.

정동영 후보는 후보로 확정되면서 일단 경쟁자였던 손학규ㆍ이해찬 후보 지지표의 상당수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조사에서 손 후보는 7.3%, 이 후보는 3.5%의 지지율을 보였었다. 신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정 후보의 지지율은 38.4%에서 70.6%로 높아졌다. 이 그룹에서 손 후보(21.9%)와 이 후보(9.6%)가 차지하던 몫을 고스란히 넘겨받은 모습이다.

각 당의 후보 선출로 대선 구도가 차츰 윤곽을 드러내면서 범여권 지지층이 선거에 관심을 나타내는 현상도 포착됐다. 무응답층이 지난주에 비해 23.4%에서 17.8%로 줄었는데, 범여권 후보로 꼽히는 세 후보(정동영, 문국현, 이인제)의 지지율이 모두 상승했다. 거주지별 응답을 살펴보면 호남 지역에서 정 후보의 지지율은 28.5%에서 41.5%로 높아졌다. 이 지역에서 이명박 후보는 16.3%에서 13.2%로 손해를 봤다.

정치부 김성탁 기자

정 후보가 자신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들의 호감을 살 발판을 마련하긴 했지만 이번 조사는 이명박 후보 지지층의 응집도가 훨씬 강하다는 점도 알려줬다.

12월 19일 대선에서 투표장에 갈 가능성이 큰 ‘적극 투표층’에서 이명박 후보는 56.1%의 지지율을 얻었으나 정동영 후보는 17.6%에 그쳤다. 지지후보를 이미 결정했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 70.6%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한 반면 정동영 후보는 16.5%에 만족해야 했다. 정 후보가 호남의 관심을 끄는 동안 이 후보의 지지율은 부산ㆍ경남에서 5.9%P, 대구ㆍ경북에서 7.7%P 더 상승했다.

다음 풍향계 조사에선 정동영 후보가 유불리가 섞인 현재 상황을 개선해 갈 것인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후보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문국현,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 변화도 주목된다. 흠집내기 경쟁이 벌어진 국회 국정감사의 영향이 어떨 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정치부문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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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스닷컴이 미디어다음·리서치앤리서치와 공동으로 2006년 4월 26일 이후 매주 실시하는 주간사회지표조사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800명을 지역·성·연령별로 비례적으로 할당해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하며 오차 한계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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