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미국대선] '딘風' 뚜껑 열어보니 미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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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하워드 딘은 어디 갔는가. 본격적으로 경선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에는 민주당 내에 돌풍을 일으켰던 딘 후보가 영 맥을 못추고 있다. 딘 후보는 선명한 이미지에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과 정치자금 모금 등으로 젊은층과 진보층의 열광적 지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정작 경선 뚜껑이 열리자 연거푸 쓴잔을 마시고 있다.

첫 단추 격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선 각각 3위와 2위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어 3일(현지시간) 미주리.애리조나 등 7개주에서 동시에 열린 '미니 수퍼 화요일'경선에서는 단 하나의 주에서도 1위를 못했다. 하지만 딘의 측근들은 "'선택과 집중'을 위해 이번 7개주 경선에서는 힘을 아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다수 선거 전문가들은 이런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실탄'사용에서 치명적인 전략 실수를 범했다는 것이다. 딘의 선거자금 모금액은 존 케리 후보의 세배인 1천6백만달러다. 하지만 이를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지나치게 몰아쓰는 바람에 벌써 금고가 비었다고 본다.

일부 전문가는 인터넷과 젊은층의 열광적 지지가 이제는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고 풀이한다. 젊은층과 진보층을 열광시킨 딘의 정치적 급진성이 실제 민주당 지지자들의 평균적 성향과 차이가 커 실제 경선에선 힘을 못 쓰고 있다고 분석한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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