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다들 빌린다는 주택담보대출 … 내겐 너무 힘들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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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주택담보대출은 여전히 변동금리가 중심이지만 최근 고정금리, 변동·고정 혼합형 대출 상품이 줄을 잇고 있다. 대출액이 부족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모기지보험도 곧 나온다. 백미경 하나은행 성북지점장은 “자금상환 계획에 따라 대출방식을 선택해야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만기 이전에 상환할 계획이 있으면 담보설정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는 것보다 유리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금리인상 걱정되면=주택금융공사·신한은행·삼성생명은 최장 30년짜리 고정금리 상품을 팔고 있다. 대출 금리는 연 7% 내외다. 주택금융공사는 시중은행을 통해 10~30년 만기 상품을 팔며 인터넷을 이용하면 0.2%포인트 더 낮게 빌릴 수 있다. 3억원까지 빌릴 수 있으며 무주택자, 1가구 1주택자가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6억원까지 빌려 주며 만기는 10~30년 사이에서 고객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삼성생명은 담보인정비율(LTV) 내에서 대출 최대 금액에 제한이 없다. 장기 고정금리가 부담스러우면 금리상한제 또는 금리 혼합형 상품도 있다. 하나은행은 일정 기간(3, 5년)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고 변동 금리의 기준이 되는 CD금리가 하락할 때는 1%포인트 한도에서 금리가 내려가는 ‘이자안전지대론’을 판매 중이다. 변동형보다 금리가 0.3%포인트 정도 높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최장 30년간 1~5년 단위로 고객이 고정금리와 시장금리를 선택하는 상품을 팔고 있다. 금리 인상이 걱정되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형 등으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나 잘 따져봐야 한다. 중도상환 수수료 등 때문에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억원을 빌렸는데 조기상환 수수료가 1%라면 100만원을 내야 한다. LTV 제한 등에 따라 예전보다 대출가능 금액이 줄 수도 있다.

◆은행 대출액 모자라면=은행에서의 담보 대출액이 충분하지 않으면 흔히 금리가 더 높은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사에서 나머지 자금을 조달한다. 모기지보험을 이용하면 은행에서 같은 금리로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 현재의 LTV 60%보다 높은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은행과 제휴, 이르면 이달 말부터 모기지보험을 판다. 비투기지역 내 85㎡ 이하 주택 구입자(무주택자 또는 1가구 1주택자)가 대상이다. 1억원짜리 집이면 기존엔 은행에서 6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지만 보험에 들면 8000만원까지 받는다. 보험료는 대출액·기간에 따라 대출금의 1~3% 선이다. 10년 만기로 8000만원을 빌리면 보험료는 90만원 내외다.

◆소득이 낮으면=주택금융공사는 연소득(부부 합산) 2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에게는 기준금리보다 최고 1%포인트를 깎아 주는 ‘금리 우대 보금자리론’을 판매한다. 85㎡ 이하 주택이 대상이며 1억원까지 대출해 준다. 연소득 ^1600만원 이하는 1%포인트 ^1600만∼1800만원은 0.75%포인트 ^1800만∼2000만원은 0.5%포인트 낮게 해준다. 현재 이 회사의 일반 보금자리론 기준금리는 10년 만기가 연 6.5%, 20년이 6.6%, 30년이 6.7%다. 따라서 연소득이 1600만원 이하면 연 5.5%에 빌릴 수 있다. 소득증빙은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이나 국민연금 납부액(자영업자) 등으로 산출한다. 기업·신한·외환·삼성화재 등 11개 금융사를 통해 판다.

◆대출금 못 갚아 경매대상 되면=‘담보물 매매중개 지원 제도’라는 것이 있다.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경매 대상 부동산을 해당 금융기관이 공인중개사와 손잡고 팔아 대출금을 회수하는 제도다. 경매 대상이 된 날부터 법원이 매각 기일을 공고하기 전까지 신청하면 된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경매보다 높은 가격에 팔고 금융기관은 보다 빠르게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 현재 17개 시중은행과 51개 저축은행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르면 다음달 중순부터는 카드사·생명보험회사·새마을금고·캐피털사로 확대된다.

염태정 기자

◆LTV(Loan To Value)=담보인정비율. 주택을 담보로 얼마나 돈을 빌려 쓸 수 있는지 따질 때 쓴다. 금융사에서 주택가치의 일정한 비율에 맞춰 대출해 준다. LTV가 60%라면 집값의 60%만 빌려 주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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