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1년>무엇이 어떻게 변했나-금융고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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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실명제 시행 초기에 은행을 이용하는 보통의 개인고객들은 우선『실명제란 불편한 것』이란 느낌을 받은 경우가 많았다.숨길 돈도,남의 이름으로 금융기관에 맡길 돈도 없는 이들에게는 신분증을 제시하고 실명확인을 하는 등의 절차가 그저 번거롭기만 한 것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이들 금융고객의 행태도 차츰 알게 모르게 實名시대에 맞춰 바뀌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 가운데 하나는 실명제를 계기로 쓸 데 없는 예금통장을 많이 정리했다는 점이다.수많은 통장으로 계속 거래하려면 반드시 한번은 해당 지점을 찾아가 실명확인을 해야 하니 번거로워서라도 통장수를 줄인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요즘 카드회원 가입 캠페인 때 결제계좌를가입자에게 가까운 점포에 개설해준다.
이런 추세는 지난해 11월의 2단계 금리자유화가 겹치면서 『개인도 主거래은행을 둬야 한다』는 인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영세기업.자영업자들은 稅源노출 등을 우려,금융기관 이용을 꺼리게 됐다.지금은 이런 기피현상이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시장통에서는 契가 여전히 활기를 띠고 수표보다는 현금을 여전히 좋아하며 은행 대여금고 이용이 늘었다는 사실들이 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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