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에 독극물 배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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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의 연방의회 상원의원 건물에 독극물인 '리신(Ricin)'이 들어 있는 우편물이 배달됐다고 미 의회 경찰이 2일 밝혔다.

CNN방송은 국토안전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1일 오후 3시쯤 상원 의원회관인 덕슨 빌딩 4층 내 빌 프리스트 공화당 원내총무의 우편실에 흰색 가루가 담긴 우편물이 배달됐으며, 초기 검사에서 맹독성 물질인 리신 양성반응이 나왔고, 추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백색 가루 봉투가 발견된 건물 4층에 있던 16명에 대해 정화조치를 취한 뒤 귀가시켰으며, 아직까지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프리스트 원내총무는 기자회견에서 "백색 가루는 과학적 견해에서 볼 때 리신이며, 위해를 가할 목적을 가진 테러 행위"라고 밝혔다.

리신은 피마자씨에 함유돼 있는 독성 단백질로 아직 해독제가 없다. 지난해 영국 경찰은 런던에서 소량의 리신을 갖고 있던 남녀 4명을 반 테러리스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한 적이 있으며, 지난해 10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우체국에도 리신이 배달된 바 있다.

미 의회를 비롯한 미국 동부지역에는 2001년에도 치명적인 탄저균 백색 가루를 담은 우편물이 잇따라 배달돼 최소 5명이 사망한 바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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