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학생들 '길거리 쇼'에 불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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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얼마 전 영등포 지하철역 부근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10대와 20대 쯤으로 보이는 수백명의 학생이 떼로 모여 함성을 질러 시민들을 놀라게 한 것이다. 이른바 '플래시 몹' 회원들이다. 플래시 몹이란 일정한 목적 없이 짧은 시간에 길거리에서 깜짝쇼를 하는 것이다. 최근 이 같은 플래시 몹 회원들이 늘면서 강남역이나 명동.신촌 등 유동인구가 많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시민들을 기습적으로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깜짝쇼를 통해 희열과 집단의식을 느끼는 모양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다수 시민이 플래시 몹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함께 즐긴다기보다 불쾌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사전 허락도 없이 도로를 점령하는 경우엔 교통혼잡이 야기되기도 하고, 폭죽이나 풍선 같은 소품을 사용한 후 길거리에 그대로 버려 도로를 더럽히기도 한다. 플래시 몹 회원들은 젊음을 과시하기에 앞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김범석.경기도 용인시 상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