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쇼트트랙 金 내놔라 美남매 한국팀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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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혜성같이 나타난 미국의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의 남매「꿈나무」가 98년 일본 나가노 겨울 올림픽에서 한국의 금메달 꿈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미국 올림픽 페스티벌 게임쇼트트랙에서 10개 종목 가운데 8개의 금메달을 휩쓴 토니 고스코비츠(16)와 줄리(14)남매가 그 주인공.
이 대회에서 오빠 토니는 5개,동생 줄리는 3개의 금메달을 따내 이 대회를 고스코비츠 남매의 잔치판으로 만들면서 미국 빙상관계자들의 놀라움과 기대를 동시에 샀다.
오빠 토니는 특히 모든 종목에서 2위와의 거리를 5~10m까지 벌리면서 여유있게 골인,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월등한 기량을보여줘 올림픽 금메달 기대를 더욱 크게 했다.
토니는 마지막으로 출전한 5천m 계주에서는 소속팀 동료가 넘어지면서 벌어진 반바퀴정도의 격차를 단숨에 따라잡으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찬사와 감탄을 한 몸에 받았다.
올림픽을 향한 이들의 집념은 대단하다.
연습과 경기에 사생결단으로 덤비는 진지한 자세때문에 동료들로부터「오누이 귀신」이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열심인 이들 남매는『나가노 올림픽을 위한 연습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견딜 수 있다』고 의지를 불태운다.
이들의 투지와 집념은 올 2월 릴레함메르 겨울 올림픽에서의 좌절과 실의에서부터 비롯됐다고.
1천5백m와 3천m에서 미국최고기록을 갖고 있으면서도 간발의차로 미국 대표팀에서 탈락한 줄리는 TV에서 쇼트트랙 경기가 중계될 때마다『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내가 출전했어야 하는건데』라고 외치며 머리를 쥐어뜯는 등 히스테리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스피드 스케이팅 스타 댄 젠슨이 속한 빙상 클럽에 가입하면서 급속도로 기량이 향상된 이들 남매는 타고난 소질과 지칠 줄 모르는 연습끝에 결국 미국 쇼트트랙의 희망이 됐다.
한편 이들 남매의 6살짜리 여동생 캐티도 지난 겨울 위스콘신州에서 열린 어린이 쇼트트랙 대회에서 우승하는등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미국 빙상계는 벌써부터 4년뒤 나가노 겨울 올림픽이 이들「고스코비츠 남매」의 화려한 잔치마당이 ■지 않을까 기대에차있다. 〈李炫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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