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번호판 조작 "큰코 다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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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해 8월 인천에 사는 회사원 金모(37)씨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차량의 과속 단속을 피하게 해준다는 '매직 스프레이'를 구입했다.

번호판에 용액을 뿌릴 경우 단속 카메라의 플래시 불빛을 반사시켜 번호 판독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광고에 구미가 당긴 것이다.

그러나 석달 뒤 金씨는 자신의 번호판이 밤에 유독 번쩍거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의 검문에 걸려 '매직 스프레이'를 뿌린 사실이 적발됐다. 金씨는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돼 벌금 1백만원을 물었다.

이처럼 고의로 번호판 식별을 어렵게 하거나 번호판을 조작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경찰이 발벗고 나섰다.

경찰청은 2일 "번호판 조작, 진출입로 끼어들기, 갓길 주행 등의 행위와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과적 화물차량, 갓길 불법 주정차 등 5개 사항에 대해 2월 한달간 집중 단속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번호판을 페인트로 덧칠하거나 테이프를 오려 붙여 번호 식별을 어렵게 하는 경우도 단속 대상이다. 특히 차량 번호판 각도를 운전자 마음대로 조작해 과속 단속 카메라를 피할 수 있게 한 '번호판 각도 조절기'에 대해서도 처벌할 방침이다. 다른 교통위반과 달리 번호판 조작은 정식 형사입건 대상. 앞으로 장난삼아 번호판을 조작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뒤에서 줄을 지어 기다리는 차들을 제치고 진출램프 입구에 곧바로 끼어들거나, 고속도로에서 갓길로 주행하는 등 일반 운전자들의 '혈압'을 올리는 위반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된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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